21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3분기중 순상품교역조건 지수는 91.6을 기록, 지난 88년 통계작성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분기보다 6.0% 악화됐으며,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도 1.3% 나빠졌다. 지수는 지난해 3분기 92.8에서 4분기 95.6으로 반등한 뒤 올 1분기 103.7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다시 떨어지는 추세다.
순상품교역조건 지수 하락(교역조건 악화)은 기준시점과 같은 양을 수출했더라도 그 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양은 줄었다는 의미다. 교역조건이 악화될 경우 소득 증가폭이 생산 증가폭에 미달, 체감경기가 지표경기보다 못해 진다.
교역조건이 악화된 것은 수출단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는데도 수입단가는 오히려 올랐기 때문이다. 3분기중 수출단가지수는 82.7로 전분기 대비 2.7% 하락했고, 작년 같은 기간 대비로는 1.9% 떨어졌다. 반면, 수입단가지수는 전분기보다 3.4% 급등했으며, 전년 동기대비로는 0.6% 하락한 데 그쳤다.
특히 대표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단가가 전분기보다 무려 33.9% 폭락했으나, 원유 수입단가는 3.4% 상승했다.
한편, 순상품교역조건 악화 폭보다 수출물량 증가폭이 더 컸던데 힘입어 소득교역조건 지수는 전분기보다 0.01%,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6% 상승한 107.7로 집계됐다. 소득교역조건 개선은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양이 증가했다는 의미. 박리다매로 매출을 늘린 셈이다. 3분기중 수출물량은 전분기보다 6.4%, 전년동기보다 17.1% 급증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