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규모는 IMF 이후 한국계 금융기관의 외화차입으로 최대 규모다. 금리는 5년물 3억달러는 T+135bp(4.25%), 10년물 4억5000만달러는 T+148bp(5.50%)로 각각 사상 최저금리다. 산업은행은 5년물의 경우 20bp, 10년물은 25bp의 수수료를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글로벌본드 바클레이즈, CSFB, JP모건 등 3개 은행이 공동 주간사를 맡았고, ABN암로, 도이체방크가 간사단으로 참여했다.
산업은행은 이번 글로벌본드 발행은 올해 하반기 이후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의 경기회복 지연, 이라크 전쟁 가능성 등으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됨으로서 상반기에 비해 크게 악화된 시장상황하에서도 비교적 좋은 조건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본드 발행으로 조달된 자금은 하반기에 도래하는 고금리 외채상환과 기업체에 대한 외화대출로 사용할 예정이다.
MTN Program을 통해 조달한 3억달러는 2000년 도입한 은행단차관의 조기상환용 자금으로, 차입당시 산은이 보유하고 있던 옵션의 행사를 통해 111만달러에 이르는 이자비용을 절감하게 됐다.
산업은행은 지난 10월 이후 주요 아시아권 기업들의 본드발행이 취소 또는 연기되는 상황에서도 3배 이상의 주문이 들어옴으로써 동남아 신흥시장 채권들과 차별화에도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 김왕경 이사는 "전세계 160개 투자기관중 100여개 기관이 한국의 신용등급이 A수준으로 복귀함에 따라 한국물에 대해 신규투자 또는 투자를 재개한 기관들"이라며 "시장에서는 이번 발행을 외환위기 이전 한국이 보유했던 좋은 투자가들을 되찾은 딜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가격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시장수요가 큰 10년물 채권의 물량을 크게 만들면서 5년물에 대한 추가수요를 유도해 5년과 10년 채권의 가격을 동시에 낮추는 전략을 구사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통상 새 채권 발행시 프리미엄을 지급하는 시장관례를 깨고 유통가격 대비 할인을 얻어내는 성과를 거뒀다고 덧붙였다.
산업은행은 이번 가격은 이론발행가격보다 적어도 10bp 이상 낮게 결정, 기존 산업은행 및 정부채 유통스프레드도 지난 주말 대비 10bp 정도 축소돼 전체 한국계 기관들의 차입조건을 크게 개선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