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행 노조는 합병 본계약을 계기로 사실상 서울은행의 운명은 하나은행의 손에 넘어갔고 감원 문제도 통합 이후에 논의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예보는 서울은행의 감원은 MOU에 수반된 자구계획안에 따른 것으로 반드시 이행해야 하지만 당장에 감원을 단행하라는 주문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서울-하나은행의 합병이 채 두달이 남지 않은 시점에서 무리하게 감독권한을 행사할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다.
물론 하나은행은 당연히 합병 이전에 감원을 단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은행의 부실 내지 약화된 영업력이 자칫 하나은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다.
김행장의 입장에서도 기왕이면 통합 이전에 인사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유리하다. 통합 초기부터 감원을 놓고 노조와 대립하는 것은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중 특히 하나은행은 노조와의 마찰이 없기로 유명했다. 충청은행, 보람은행 등 두차례에 걸쳐 합병을 추진했지만 노조와의 마찰이 발생할 가능성은 전혀 없었기 때문. 충청은행은 합병을 하면서 인사와 예산권의 상당 부분을 충청하나은행이 보유했고 보람은행과의 합병은 사실상 인수의 성격이 강했기 때문에 노조와 직접 충돌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서울은행 노조와의 노사관계는 만만찮을 것으로 금융계는 전망하고 있다.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서울은행 노조가 보여준 태도는 김행장이 노사관계를 풀어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여실히 드러냈다. 시중은행 최고의 강성 노조다운 조직적인 단체행동을 보여 준 것은 물론 철저한 분석을 통한 문제 제기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