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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규 컬럼] 정치인들은 경제를 포기했나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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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2-10-20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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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정치쪽에선 우리경제가 처한 어려움을 처음 알게된 듯 갑자기 호들갑을 떨었다. 한나라당은 ‘초당적 비상경제대책기구 설치’를 제의했고, 민주당측은 김대중대통령을 포함한 경제영수 회담을 열자고 제의하면서 여야정 정책협의회를 재가동하자고 요청했다. 이에 한나라당 쪽에선 경제영수회담이 경제위기극복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면서 거부했고, 민주당은 정몽준 의원측의 참여를 반대한다고 해 결국 무산되는 거나 다름없는 모습이 됐다.

어려운 경제현실을 놓고 정치인들이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나서는 것처럼 보였을 때 국민들은 정치권도 서로 협력할 줄 알고, 또 아직도 국민생활에 관심을 갖고 있구나 하며 잠시나마 기대를 걸어 봤다. 그러나 그후 진행상황을 보면 애당초 기대했던 것이 잘못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다시 갖게 되고, 정치권에 대한 불신감만 더욱 키운 결과가 되고 말았다.

정치권도 국가경제에 대한 관심을 포기한 것은 아니겠지만, 지금까지의 속성을 볼 때 매크로적인 경제 잇슈 때문에 여야 정치인들이 한 자리에 앉아 머리를 맞대고 걱정하면서 대책을 협의할 것이라고 믿은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지금 당면한 여러 국내외 경제여건을 감안할 때 이번만은 과거와 다를 것이라면서 얼마간 기대감을 갖게 했던 것이 사실이다.



‘비상대책기구 설치’ 말잔치로 끝낼 것인가

지금 국민들은 너무나 어려운 경제현실을 걱정하고 있으며 내년 전망도 뚜렷하게 밝지 않다는 점을 두려워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지금 산적해 있는 문제들이 더 꼬이고 복잡해져 단기간내에 해결하기 어렵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떨쳐 버리지 못하는 듯하다.

외환위기가 재발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다시 나타난지 오래이며 최근엔 이같은 우려가 널리 확산되는 양상이다. 부동산가격 안정을 위해 무차별 세금공세를 펼 예정이지만, 지난날 경기활성화를 목적으로 방만하게 운영해 온 과잉유동성 사태를 징세로 수습이 가능할지 큰 의문을 갖게 한다.

최근 방한한 버그스텐 미 국제경제연구소장은 한국경제의 당면문제에 대해 “한국은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인플레 압력에 직면한 나라”라고 지적한 바 있다. 과잉 공급된 유동성 흡수를 위해선 금리인상이 가장 효과적이고 빠른 수단임을 뻔히 알면서도 이같이 가장 손쉬운 통화신용정책 수단마저 마음대로 조정할 수 없을 정도로 지금 우리경제가 꼬여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김대중대통령도 일정을 앞당겨 경제단체장들을 만나는 등 경제난국 타개에 발벗고 나섰다. 지금 대통령이 나서서 할 수 있는 일이란 극히 제한돼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통령이 전면에 직접 나섬으로써 국민들의 불안감해소에 도움을 주게 될 것은 분명하다.



정치권 국민의 자신감 회복에 앞장서길

정치권도 경제에 대해 더 깊은 관심을 갖기를 바란다. 두달 후 대선이 끝난 다음 국민경제를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이끌고 갈 것인가를 지금부터 깊이 연구하고 대비해야 한다. ‘준비’됐었다고 하는 지금 정부도 초기의 경제난국을 헤쳐가기 위해 부동산경기 활성화, 신용카드 사용확대 정책 등을 폈다가 오늘날과 같은 어려움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증폭되고 있는 국민의 경제불안감 해소를 위해 정치쪽도 최선을 다해 경제에 대한 자신감부터 조속히 회복시켜 줘야 한다.

이런 가시적 노력이 미흡할 때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하는 것은 필연이다.

옛날 우리의 조상들은 정치가 백성의 기대를 저버릴 때 삼합로고(三合盧古)라는 비어(卑語)를 동원, 조롱하며 분노를 삭였다. 견소의로고(見笑矣盧古 하는 일마다 어긋나 웃기네), 구질기로고(仇叱其盧古 행동이 거칠고 더럽네), 패아로고(敗阿盧古 망할 수밖에 없다네). 동서양을 막론하고 정치가 국민의 바람을 외면하고, 권부(權府)가 권력을 가진 자들의 복마전으로 국민의 눈에 비칠 때 민심은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마련이란 교훈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주필>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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