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동통신사들은 한국이나 일본, 유럽에 비해 적은 회원을 갖고 있는데다 고객들의 휴대폰 데이터 서비스 활용률이 낮아 금융권에 큰 위협이 되지 못한다.
인구 100명 가운데 63명이 휴대폰 서비스를 이용하는 유럽은 이동통신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미국은 인구의 절반 가량이 휴대폰을 보유하고 있지만 유럽의 이통산업 수준에 비해 한참 뒤진다. 통신산업 구도를 살펴봐도 이통사들의 힘이 미약할 수밖에 없다.
국내에는 SK텔레콤, 한국통신프리텔, LG텔레콤 등 3개의 사업자만이 있어 이통사의 시장 점유율이나 가입자망의 영향력이 크지만 미국에는 주요 이동통신회사만 6개가 경쟁하며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어 금융서비스와 같은 부대사업에는 신경쓰지 못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휴대폰 가입자 10명중 1명 정도가 겨우 문자메시지를 보낼 정도로 데이터 서비스가 보편화되지 못해 금융거래에는 오히려 ‘블랙베리’와 같은 양방향 무선호출기가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런 이유들 때문에 이동통신사보다는 컴퓨터 운영 체계(OS)를 장악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정보통신업체들이 금융기관의 경쟁자로 등장했다.
종합금융서비스를 위해서는 금융기관간 데이터 교환표준을 확립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종합금융서비스 제공기관은 고객의 사전 동의하에 거래은행의 웹서버에서 고객이 요청하는 것처럼 해서 데이터를 가져와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97년 1월 정보통신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 인튜잇, 체크프리가 연합, 금융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OFX(Open Financial Exchange)라는 데이터 교환 표준을 발표했다. 정보통신업체들은 OFX방식으로 개인용 자산관리 소프트웨어 및 EBPP 사이트와 은행간 데이터 교환 표준, 금융기관간 데이터 교환 표준을 확립하려 했다.
그러자 OFX에 대항하기 위해 북미 은행업계와 은행 사무관리 시스템을 장악하고 있던 IBM이 연합해 또 다른 데이터 교환 표준인 GOLD를 제안했다. 당시 은행업계는 8천만 달러, IBM은 1억2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후 98년 4월, 125개 이상의 은행이 대규모 컨소시엄을 구성해 출자한 BITS(Banking Industry Technology Secretariat)가 OFX와 GOLD를 중재해 IFX(Interactive Financial Exchange)라는 타협안을 타결했다. IFX로 인해 고객접점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OFX와 금융기관의 내부 업무처리에 강한 GOLD가 통합된 셈이다.
IFX에서는 고지서 청구 및 결제, 대출, 예금, 카드, 신탁 등의 금융거래가 발생하면 GOLD를 통해 미들웨어 메신저의 백엔드 데이터링크로 데이터가 옮겨진다. 이 데이터는 다시 미들웨어 메신저의 프론트엔드 데이터링크로 가서 OFX 사설망을 통해 은행고유 소프트웨어, 퀵큰과 같은 범용 소프트웨어, 범용브라우저 등 고객 접점에서 나타나도록 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