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택기금을 통해 공급되는 주택 전세 및 구입 자금 대출이 고객의 외면으로 사장될 위기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과 관련해 기존 대출자들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으며 신규대출도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지난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실세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국민주택기금을 통한 대출의 금리가 일반대출보다 높아졌기 때문으로 금융계는 풀이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말을 기점으로 국민주택기금을 통한 대출은 눈에 띄게 줄어 지난해말 1조7448억원이었던 대출잔액은 6월말 현재 1조854억원, 규모로는 61%나 감소했다. <표 참조>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주택기금 대출과 관련된 고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실세 금리가 떨어지면서 일반대출보다 국민주택기금을 통한 대출의 금리가 평균 0.5%p 이상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은행에 대출 전환을 문의하고 요구하는 고객이 늘고 있지만 전환의 절차가 복잡하고 전환에 따른 불이익이 커서 실행에 옮기는 경우는 드물다. 현재 국민주택기금대출은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창구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한편 대출 금리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신규 대출도 크게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물론 저소득 영세민 전세자금과 근로자 최초주택구입자금의 경우 지난해 단행된 금리 인하 조치에 따라 올들어 크게 증가했다. 특히 영세민 전세자금의 경우 5월 한달동안에만 720억원이 대출돼 1, 2월보다 5배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전체 국민주택기금 대출 잔액 규모는 급격한 감소세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전세자금은 9611억원, 구입자금은 7837억원, 총 1조7448억원이었던데 반해 올 6월에는 전세자금 5581억원, 구입자금 5273억원, 총 1조854억원으로 지난해말보다 61%가 줄었다.
은행권의 총 주택담보대출이 2000년말 40조7512억원에서 지난해말 68조7939억원으로 68.8% 증가한데 이어 6월말 현재 90조1796억원으로 다시 31.1%나 늘어난 것과 크게 비교된다.
물론 정부는 건설업체들이 공공 임대주택을 지을 때 지원하는 국민주택기금 금리를 4%에서 3%로 낮추는 등 대책을 마련했지만 고객들의 불만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대출 취급 수수료를 조정해 일반 대출과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 금융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민주택기금 대출 현황>
(단위:억원)
/ / 2001.12월 / 2002.6월 / 증감
/ 전세자금 / 9,611 / 5,581 / -4,030
/ 구입자금 / 7,837 / 5,273 / -2,564
/ 총계 / 17,448 / 10,854 / -6,594 (60.7% 감소)
/ 일반대출 / 687,939 / 901,796 / (31.1% 증가)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