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금융자산의 축적 수준은 미국의 절반에 불과한 반면, 소득대비 가계빚의 규모는 이제 미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서 위험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중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6월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397조5000억원으로 석달전보다 8.0%(29조4000억원) 급증했다. 전분기 대비 가계신용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 8.0%에서 올 1분기 7.7%로 낮아졌으나, 2분기 들어 다시 높아지는 추세다.
6월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1년전에 비해서는 34.3% 폭증한 수준이다.
부문별로는 주택자금 대출이 2분기중 3조6109억원 증가, 전분기에 비해 증가폭이 2.3배 커졌다. 가계 일반자금 대출도 21조9604억원 늘어 전분기에 비해 증가폭이 소폭 둔화되는 데 그쳤다.
신용카드나 할부금융 등의 판매신용은 2분기중 3조7621억원 증가, 전분기 증가폭의 3.2배에 달하는 폭증세를 보였다. 한은은 "가계소비가 견조한 증가세를 보인 가운데, 카드사와 할부금융사들이 현금서비스 한도를 늘리기 위해 카드 결제대상을 확대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0년말 87%, 작년말 90%수준에 그쳤던 개인순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신용 잔액의 비율은 올 6월말 들어 100% 안팎으로 올라서, 미국(107%)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 됐다. 가계빚의 규모가 1년간 벌어 쓸 수 있는 소득과 같아졌다는 의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개인금융자산 축적도(순처분가능소득 대비 개인금융자산 비율)가 2.4배로 미국(4.7배)의 절반에 불과한 점을 감안할 때 현재의 가계신용 규모는 위험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