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이 PwC 컨설팅 부문을 인수하면 IBM 고객사 이외 사이트의 비즈니스에서는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국내 금융권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외환은행이 최근 차세대프로젝트의 외부 PMO(Project Management Officer) 업체를 선정하던 중 IBM과 PwC의 합병이 발표되자 결정 시기를 늦추며 고민하고 있다. PwC를 PMO 사업자로 결정할 경우 전통적으로 메인프레임에 강한 IBM의 지원을 받으면서 유닉스 체제로 전환하는 차세대프로젝트의 감리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지에 의구심을 품게 됐기 때문이다.
IBM도 유닉스 기반 기술과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지만 오랜 세월 메인프레임 중심의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해 온 탓에 유닉스 분야는 상대적으로 취약할 것이라는 평가다.
외환은행은 시중은행으로써 최초로 계정계시스템을 전면 유닉스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PMO를 도입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관련 컨설팅업체들을 대상으로 사업자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외환은행 사례는 PwC와의 합병이 비즈니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IBM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국내 은행권에서 현실화됐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당초 관련업계에서 IBM 기반 시스템이 없는 기업체나 기관에서는 PwC컨설팅이 오히려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으나 대부분 메인프레임을 사용하고 있는 국내 은행권에서 만큼은 IBM-PwC 브랜드가 우월적 지위를 쉽게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외환은행처럼 시중은행들이 종합금융시대를 맞이해 시스템의 안정성보다 유연성에 관심을 두게 되면서 국내 은행권도 IBM이 마음놓고 있을 수 있는 시장이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실제로 조흥은행도 차세대프로젝트에 앞서 메인프레임은 지양한다는 방침하에 유닉스 시스템이냐 하이브리드형(메인프레임과 유닉스를 병용) 시스템이냐를 두고 논의하고 있는 등 메인프레임의 영역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IBM시스템을 쓰고 있지 않거나 유닉스 체제로 바꾸게 되면 당연히 외환은행과 같은 고민을 하게 될 것”이라며 “IBM은 PwC를 인수하면서 은행권과 금융환경 변화에 맞는 대응책을 세워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