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이 추진중인 국민주택기금의 연내 유치가 사실상 어렵다는 관측이다. 국민주택기금 취급 은행의 확대 등 실무방안을 수립하고 실행할 심사위원회, 실무위원회 설치 등 행정 절차에 소요되는 시간이 만만찮다는 것이다.
여기에 고객 및 관련 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하는데 필요한 시간을 고려하면 우리금융이 희망하는 것처럼 기금을 연내에 유치하는 것은 힘들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국민은행이 국민주택기금 대출업무를 전 영업점으로 확대 실시하는 등 기금 관련 영업력을 강화하며 독점 취급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국민주택기금 취급이 우리금융 회장단의 다각적인 노력과 사전 준비 작업에도 불구하고 연내에는 성사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우리금융과 한빛은행은 국민주택기금 유치를 위해 지난해 설치한 테스크포스팀을 확대하고 있다. 이미 한빛은행은 자체 업무 메뉴얼을 작성한 상태로 기금 취급만 결정되면 곧바로 업무를 추진하는 데 지장이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 관계자는 “관련 부처와 지속적으로 접촉하며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며 “더 이상 국민주택기금을 독점체제로 운영해서는 안된다는 공감대는 형성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국민주택기금을 유치할 경우 연간 2000억원의 수수료 수입을 올릴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채권발행을 포함한 그룹내 비즈니스 창출 등 파급 효과도 크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우리금융이 실제로 국민주택기금을 취급하는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금융계 중론이다. 국민은행의 국민주택기금 독점 취급에 대한 문제점은 지금까지 수차례 지적됐고, 이에 대한 대응책도 계속해서 마련되고 있지만 취급 확대 방안은 관계부처의 장관이나 부서장이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공정한 심사를 거치고 실무위원회를 통해 최적의 방안을 마련하는 등 대외적으로도 무리가 없는 업무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거쳐야 하는 행정절차가 수두룩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공청회와 외부 전문 연구기관으로부터의 연구 결과를 첨부한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지 지금으로서는 예측이 어렵다는 것이다.
한편 국민은행의 전산시스템 통합과 이에 따른 국민주택기금 업무 강화도 우리금융의 기금 취급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최대 점포를 가진 국민은행이 전 점포로 기금 취급을 확대함에 따라 고객 이용의 편리성이 높아졌고, 통합시스템 구축으로 취급의 효율성이 향상됐기 때문이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