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퇴임 대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알려진 김사장과 외환은행 김경림 행장간 실랑이는 다소 실망스러운 감을 남겼다.
지난 12일 이사회에서 사임을 표명한 외환카드 김상철 사장은 퇴임하면서 5만주의 스톡옵션(시가 15억원)을 요구했고 외환은행은 스톡옵션을 주는 대신 잔여임기를 고려, 6억원을 지급하는 선에서 타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언성을 높아는 등 볼성사나운 모습이 연출됐다는 것.
김 사장이 퇴임을 앞둔 시점에서 5만주의 스톡옵션을 요구한 배경은 무엇일까? 지난 99년 외환은행은 현재 외환카드의 2대 주주로 있는 올림푸스캐피탈로부터 외자를 유치할 당시 국내 경영진과 올림푸스측 수석부사장 및 3명의 본부장에게 각각 10만주와 50만주를 8500원에 행사할 수 있는 스톡옵션을 부여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외환은행은 現 크리스찬 워너 수석 부사장 및 3명의 본부장에게는 계약당시의 50만주를 배정할 데 반해 김상철 사장을 비롯한 부사장, 감사 등의 국내 경영진에게는 지급하지 않아왔다. 1년 넘게 끌어온 외환카드의 씨티은행에 대한 매각과 거래소 상장 등의 복잡한 상황이 외환은행측이 표면에 내세운 스톡옵션 지급 보류의 이유다.
그러나 상황은 지난 12일을 기점으로 완전히 달라졌다. 외환은행 임원인사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임기를 1년 남겨두고도 좌불안석이었던 김 사장이 자신 사퇴의사를 밝힌 것. 여기에는 11일 오전 외환은행 김경림 행장의 갑작스런 사퇴 표명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더 이상 기댈 곳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동시에 외환은행은 같은 날 백운철 상무가 외환카드 사장에 내정됐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김 사장이 스톡옵션을 요구한 것은 자의에 의해서 퇴임하는 것도 아닌데 ‘받을 몫은 챙기자’라는 심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임기중 씨티은행에 대한 매각작업이 불발로 끝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거래소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에 대한 대가는 받아야 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외환은행 역시 이에 부담을 느꼈는지 스톡옵션을 주는 대신 6억원선에서 김 사장과 타협을 본 것으로 풀이된다.
전지선 기자 fnzz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