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회사가 미국계 투자기관인 리만브러더스(Lehman Brothers)를 외자유치를 위한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우리금융이 계획하는 외자유치 규모는 10억달러(원화 1조3000억)로, 리만브러더스가 국내에 투자한 규모 중 사상 최대다.
외자유치가 성사되면 우리금융은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국내외 상장 등에 있어서 상당히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이 이사회를 개최해 외자유치 우선협상 대상자로 리먼브러더스를 지정하고 10억달러의 외자유치건을 의결했다.
우리금융의 자본금은 총 3조6373억원으로 리먼브러더스의 출자 금액은 최고 5000억원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리먼브러더스는 우리금융지주회사 지분 10%와 자회사인 우리금융자산회사의 지분 50%를 취득하는 대가로 모두 5000억원을 투자한다.
또 우리금융자산회사가 위탁관리하는 우리금융자회사 부실채권 매입에 7000억~8000억원을 투입하게 된다.
특히 지난해 우리금융지주사 자회사가 자산유동화회사에 넘긴 부실 채권 2조2000억원과 이달에 자산유동화를 준비하고 있는 3조원 규모 부실채권 매입을 위해 필요한 자금의 절반 이상을 리먼브러더스가 담당한다.
외자유치가 성사되면 우리금융은 국내외 상장에 있어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며 국제적인 위상도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리먼브러더스는 국제적인 투자기관인 동시에 부실채권 시장을 주도하는 정리회사로, 10억달러를 투자했다는 것은 우리금융에 대한 투자가치를 그만큼 높게 평가하고 있음을 반증하기 때문이다.
한편 리먼브러더스는 우리자산회사의 지분 50%를 취득해 공동경영에 나섬에 따라 우리금융자산회사와 자산관리공사는 국내 부실채권 시장을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펼칠 전망이다.
우리금융자산회사가 리먼브러더스로부터 받게되는 현금과 인력, 정리 기법 노하우를 전수 받는데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지만 늦어도 하반기까지는 우리금융 자회사의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데 주력하고 이후에 일반 부실채권 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특히 자산관리공사의 경우 공자금으로 채권을 매입하는 것은 올해가 마지막으로 내년부터는 공사의 기금을 통해서만 채권을 매입해야 하기 때문에 연말까지 채권 매입과 정리업무를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자산관리공사와 우리금융자산회사를 통해 국내 부실채권 업무가 집중돼 결과적으로 국부 유출을 방지하고 부실채권 시장을 안정화시키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