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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할 의욕 잃은 은행원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2-01-30 20:43

[기자수첩] 박준식

만성적인 인사 적체와 이로 인한 승진기회의 박탈 등으로 은행원들의 사기는 나날이 저하되고 있다. 금융계에 불어 닥친 구조조정의 한 가운데서 전체 인력의 절반에 해당하는 은행원이 은행을 떠났지만 추가 감원의 여지는 여전해 남아 있는 직원들에게 승진은 그저 ‘희망 사항’일 뿐이다.

공자금 투입 은행의 경우 MOU상의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손쉽고 발빠른 방법으로 인력감축을 선택했고 직원들은 승진을 운운할 처지가 아니다.

다른 은행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당장에는 합병이 없다고 행장이 직접 나서서 직원들을 설득할 정도로 조직이 불안한 가운데 승진은 물론이거니와 현재의 자리를 보전하는 것 자체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전체 직원 중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의 비중이 급격히 증가해 은행원들의 업무부담이 증가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2만6419명 가운데 사무행원, 창구직원 등 계약직이 27.5%에 해당하는 7264명, 하나은행은 전체 4481명 중 21.5%인 962명가 계약직이다. 한빛 등 공자금 투입 은행들도 계약직원의 비중이 13∼20%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된 바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은행에서는 ‘직위, 호칭 상향 조정’이라는 처방을 내리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제일은행, 서울은행, 그리고 기업은행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급여인상을 피하면서 직원들의 사기라도 높이자는 의미에서 대리를 과장으로 과장을 차장으로 호칭만 상향 조정하는 것이다.

한 은행 고참 대리는 “제 나이와 경력에 다른 일반 기업의 친구들 중에는 부장을 달고 있는 경우도 있다”며 “특히 명절 때면 주위 분들이 아직도 대리냐며 혀를 내둘리시는데 은행 사정을 일일이 설명할 수도 없어 안타깝다”고 한탄했다.

은행의 최고경영진이 새로운 도약을 선언하며 장미빛 청사진을 제시하는 가운데 일선 영업점 직원들은 늘어나는 업무부담과 사회적 박탈감에 빠져 있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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