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은행들이 CIO(Chief of Information Officer:최고 정보기술 담당자) 영입 작업에 분주하다.
올해 새로 CIO제도를 신설한 곳은 조흥 신한은행. 이들 은행이 CIO를 영입하면 국내 은행권의 CIO는 8명으로 늘어난다. 현재 CIO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곳은 국민 한빛 제일 서울 산업 하나은행 등이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은행들이 정보화 전략 수립과 운영 업무를 체계화해 IT 경쟁력을 보다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CIO 직제 도입을 환영하고 있다.
조흥은행은 지난 25일자로 조직을 개편하면서 IT부문을 전담하는 운영지원본부 부본부장제를 신설했다. 운영지원본부 부본부장은 실질적인 CIO(최고 정보기술 담당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정보시스템부가 운영지원본부 산하 부서이기 때문에 CIO의 직급이 부본부장으로 정해졌다.
조흥은행의 경우 평소 IT분야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던 위성복 행장의 지시로 CIO를 영입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외부 인사들을 두루 검토해 왔지만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했다. 내부 인사들 중에서도 물색해 봤지만 CIO직에 적합한 ‘전문가’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조흥은행은 ‘전문가’ 수준의 CIO로 정보기술 지식과 금융 업무, 경영 전략에 모두 해박하고 무엇보다 은행내 조직이나 문화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인물을 찾고 있다. 국내에 적합한 인물이 없으면 해외 기업체나 금융기관에서라도 스카웃해 온다는 방침이다.
조흥은행은 올해 IT예산으로 2200억원을 배정하고 IMF이후 밀려있던 주요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등 앞으로도 정보화 업무의 비중을 높여갈 계획이어서 초대 CIO ‘간택’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방대해진 은행 IT를 보다 체계적으로 꾸려가기 위해 CIO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현재는 국내외 CIO 도입 사례 등을 수집, 분석하고 있다.
신한은행 역시 CIO의 최우선 자격 요건으로 행내 조직 문화안에서의 융화력을 꼽고 있다. 정보기술 지식도 중요하지만 은행 전체 경영전략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CIO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신한은행도 내부 인사를 승진시키기 보다 외부 인사를 영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이나 해당 은행 내부에서는 조흥 신한의 CIO제 도입을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전문 임원이 IT 관련 정책 수립과 운영관리를 일관되게 업무를 지속적으로 처리해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은행 모두 정보기술 지식과 은행 경영 전략 업무 경험을 아울러 갖춘 ‘전문가’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외부 인사중 ‘전문가’를 영입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 경우 내부 조직원들과의 화합이 문제가 될 수 있다. CIO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국민 한빛 제일 서울 산업 하나은행 중 국민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의 CIO들은 모두 외부 영입 인사다. 이중 일부 CIO들은 부임 초기 내부 조직원들과 갈등을 겪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흥 신한은행은 이 점을 고려해 은행 조직 문화와 정서에 맞는 ‘전문가’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적절한 인물을 쉽게 찾아내지는 못할 전망이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