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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전산통합 어떻게 되나

김춘동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2-01-16 21:00

노조 요구에 따라 공청회 등 재검토 착수

컨설팅은 선택의 문제…뒤집기는 힘들 듯



국민은행이 통합시스템 선정과 관련 공청회를 여는 등 재검토 작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국민은행 노동조합은 전산통합 컨설팅 과정에 대한 검토작업과 함께 전산시스템 이중화 방안을 경영진에 건의하기로 했다. 김정태닫기김정태기사 모아보기행장도 재검토 과정에서 시스템 선정결과에 심각하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점이 발견될 경우 이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민은행 노동조합에서 제기하는 의문은 컨설팅 평가항목의 공정성과 함께 과연 6개월 이내에 주택은행 시스템을 병렬처리 환경으로 전환할 수 있는가에 집중되고 있다. 공청회를 통해 이러한 의문사항에 대한 문제점을 중점적으로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컨설팅 평가항목의 경우 공정성과 객관성을 검증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컨설팅 자체가 객관적인 검증이 가능한 과학이라기 보다는 전략적 선택을 위한 수단에 가깝기 때문이다. 통합시스템의 선정도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시스템의 우위가 아닌 경영전략에 따른 선택의 측면이 강해 효율성 및 비용절감 측면을 검증하기 어렵다.

물론 트랜잭션 처리부문만 놓고 본다면 옛 국민은행 시스템이 뛰어난 것이 객관적인 사실이다. 주택은행이 합병은행의 트랜잭션 규모를 수용하기 위해서 병렬처리 환경의 재구축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 정황적으로도 지난해 추석 오픈한 옛 국민은행 시스템이 주택은행보다 처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반면 최근에는 시스템에 대한 평가기준 자체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 과거 트랜잭션의 안정성 및 처리속도 중심의 우위평가에서 벗어나 고객관리 및 마케팅을 위한 DB활용과 전체 은행의 경영전략을 총체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지의 여부로 관점이 옮겨가고 있다.

따라서 캡제미니언스트영이 옛 주택은행의 사업부제 및 신영업점 전략 등 전체적인 경영전략 지원의 용이성을 근거로 통합시스템을 선정했다는 데서 이의를 제기하기는 어렵다. 캡제미니언스트영은 옛 주택은행 시스템을 병렬처리 환경으로 전환하는 것보다 옛 국민은행 시스템으로 합병은행의 경영전략 지원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 나름대로 판단했을 뿐이다.

국민은행 노조가 대안으로 제시한 계정, 정보계시스템을 분리해 통합하는 것은 최악의 방안 가운데 하나다. ‘나눠먹기식’ 전산통합이라는 비판을 모면하기 힘들 뿐더러 기술적으로도 통합과정이 난해하고, 통합 후유증도 크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실제로 한빛은행의 경우 같은 방식으로 전산통합을 진행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했다. 통합과정에서 많은 애로를 겪었을 뿐만 아니라 통합 후에도 창구 영업점 직원들이 거래처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통합과정에서 고객이탈이라는 결과물로 나타났다.

주택은행 시스템을 6개월 이내에 병렬처리 환경으로 전환할 수 있느냐의 문제에 대해서는 외부 관계자들도 상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내 은행권에서 IBM 메인프레임 시스템을 병렬처리 환경으로 전환한 사례는 국민은행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캡제미니언스트영은 일단 6개월이내 작업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IBM측은 호스트시스템을 하드웨어 측면에서 병렬처리 환경으로 전환하는 데는 3개월이면 가능하지만 여러 단위 애플리케이션 전체를 고려할 경우 옛 국민은행 차세대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직원들에 따라 성패여부가 갈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 전산통합은 전체적으로 하나-보람은행 사례를 답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나은행은 통합시스템 및 CIO를 배분한 것은 물론 옛 하나은행 시스템을 선정한 후에도 보람은행의 시스템적인 장점을 꾸준히 적용했다. 국민은행의 경우에도 주택은행 시스템이 주전산시스템으로 선정됐지만 시스플렉스 전환과정에서 옛 국민은행 인력이 상당수 투입돼야 하는 것은 물론 국민은행이 가진 시스템적인 노하우가 적용될 여지가 상당히 많다.

실패한 컨설팅이 없고, 실패한 프로젝트가 없음을 감안하면 아마도 병렬처리 환경으로의 전환작업도 무사히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추석전까지 주택은행 시스템을 병렬처리 환경으로 전환하면서 국민은행 시스템과의 전산통합을 완전히 끝내야 한다는 계획에는 무리수라는 지적이 높다. 전산통합 일정 전체를 촉박하게 가져가는 데는 분명히 리스크를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노동조합이 일단 계정계 시스템의 경우 국민은행이 뛰어나고, 정보계 부문의 경우 주택은행이 뛰어나다는 외부 평가에 수긍한다면 문제는 의외로 간단해진다. 합병은행 전체적인 경쟁력을 감안했을 때 시스템 선정에 따른 효율성 저하 및 낭비요인 보다는 선정과정에서 빚어지는 갈등이 더 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춘동 기자 bo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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