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차와 휴가를 이용해 선거운동에 참여하는 10여명의 핵심인력을 제외하고는 은행 업무를 모두 마친 이후, 짬을 내 선거운동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운동원들이 캠프에 집결하는 시간은 평균 8시 이후. 이것 저것을 챙기다 보면 12시가 훌쩍 넘어간다.
하지만 한빛은행 3명의 후보자 선거캠프는 외견상 다른 은행의 선거 캠프와는 달리 이상하리 만큼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다.
지난 99년 합병 이후 3년 동안 비상체제로 운영되던 상업, 한일은행 출신의 양 노조위원장 구도에서 벗어나 단일 위원장 체제로 전환된다는 점에서 한빛은행은 물론 금융계가 귀추를 주목하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이처럼 선거운동이 차분한 것은 선거 결과에 따라 그동안 한빛은행의 최대 문제로 지적됐던 상업, 한일은행의 대립구도에서 벗어나게 될지, 아니면 대립구도가 강화될지 결정되기 때문이다.
자칫 선거운동이 과열되면 영남, 호남의 지역분파에 버금가는 출신 은행별 분파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후보로 출마한 세명의 후보들은 동일한 성격의 구호를 내세웠다. 김양진 후보는 ‘큰 단결로, 큰 희망을’, 이성진 후보는 ‘희망과 화합이 한빛으로’, 그리고 육근영 후보는 ‘우리 하나됨을 위하여...’ 등 화합과 단결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다.
한 선거 참모는 “분파주의에서 벗어나 은행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 깨끗하고 투명한 선거운동을 벌여야 한다”며 “이러한 사실을 상대방 노조 캠프도 잘 알고 있기에 서로 선거운동이 과열되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거 결과 ‘역시 상업, 한일은 하나가 될 수 없다’라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기를 한빛은행 고객의 입장에서 기원한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