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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째 대형은행’ 주도권 잡아라

송훈정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1-08-15 19:12

조흥 물밑작업에 외환등 긴장 ‘氣싸움’ 양상

선진국 2~4개로 재편…“예외 없다” 강경론

‘틈새시장 有無’도 논란, 서울銀 처리 ‘변수’


조흥은행의 서울은행 합병 희망사항이 드러나면서 은행권에 합병바람이 다시 일고 있다.

국민+주택은행, 우리금융지주회사, 신한금융지주회사에 이어 4번째 대형 은행그룹이 어떤 조합으로 탄생할 지에 대해서도 은행권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 국가 경제규모 및 은행시장 규모상 생존을 위한 최소 은행 자산규모가 과연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이근영 금감위장의 “은행 추가합병 움직임 감지” 및 “서울은행 매각 불발시 컨틴전시 플랜” 등의 발언으로 증폭된 은행 합병 움직임은 조흥은행 위성복행장이 향후에 “서울은행과 합병시켜 달라”는 대정부 물밑작업이 드러나면서 정점에 달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국내 은행시장에서 니치마켓(틈새시장)이 과연 있느냐”는 논란으로까지 이어져 몇년 후 은행 시장이 대형 리딩뱅크 3~4개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일단 조흥은행의 합병 물밑작업 대상으로 지목된 서울은행, 매각을 주도하고 있는 예금보험공사측은 매우 불쾌한 감정을 표시하고 있다. 서울은행 실사를 진행하고 있는 DBCP(도이체방크캐피탈파트너스)측도 “9월말까지 배타적 매각 협상권을 얻은 마당에 무슨 소리냐”며 예보와 서울은행측에 강력 항의했다는 후문이다.

서울은행이 제일은행처럼 해외 금융기관에 경영권을 포함한 매각이 되지 못할 경우 국내 다른 시중은행과 합병될 것이라는 전망은 예전부터 있어왔다. 해외의 은행 대형화 바람, 상대적으로 많은 국내 시중은행 수 등 어떤 요소를 감안하더라도 서울은행은 경영권을 포함한 해외매각이 아닌 국내 독자생존이 가능하지 않다는 분석 때문이다.

조흥은행의 서울은행 인수 ‘해프닝’은 4번째 대형은행 그룹의 주도권 싸움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현재 대형 3개 은행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시중은행은 조흥 외환 하나은행등 3개와 매각 추진중인 서울, 칼라일펀드에 사실상 넘어간 한미, 이미 매각된 제일은행 등 총6개밖에 되지 않는다.

이중 종합금융그룹을 지향하며 독자생존의 길을 가고 있는 하나은행을 제외하면 정부은행인 조흥 외환 서울은행이 4번째 대형화의 주체가 될 것이라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한미나 제일은행은 외국계 투자펀드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물려 국내 은행들이 합병을 추진하기가 상대적으로 여의치 않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러한 분석과 함께 이번 ‘해프닝’을 조흥은행 위성복행장의 정치력의 발로라고 보고 있다.

4번째 대형 은행의 탄생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위 행장의 의지표명이라는 지적이다. 물론 조흥은행등은 현재 정부소유 은행이므로 서울은행 매각 여부가 마무리되고 통치권자의 결단만 있으면 언제든지 합병이 가능한 상황이다.

한편 금융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서울은행은 매각이 안될 경우 우리금융지주회사에 들어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해 눈길을 끌었다.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해 의도적으로 만든 우리금융지주회사에 서울은행을 편입시켜 더욱 덩치를 키워야지 왜 조흥은행등과 합병을 시켜 규모도 별로 크지도 않는 은행을 또 만드냐는 지적이다.

은행들이 이처럼 4번째 대형 은행 탄생의 주역이 되고자 하는 의지는 국내 은행시장의 재편 전망과도 관련이 있다. 은행권이 3~4개의 대형은행으로 결국 정리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합병작업을 담당하고 있는 주택은행 관계자는 “영국 4개 독일 3개 네덜란드 2개 프랑스 4개 등 선진국들의 대형 전국은행(우리나라 시중은행 해당)은2~4개로 정리됐다”며 “금융시장에 국경이 없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에 다른 길이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은행산업에 틈새시장이 존재 유무에 대해서도 다시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지난해나 올 초까지만 해도 국내 은행산업은 대형은행 3개 정도, 틈새은행 3개 안팎, 지방은행 2~3개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으나, 최근 들어서는 합병은행 CEO후보 김정태닫기김정태기사 모아보기행장등이 “틈새시장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나머지 은행들이 진로를 재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에 따라 다음달 서울은행 매각 여부가 결정되고 올 4분기에는 정부가 4번째 은행대형화 작업에 본격 들어갈 것이고 그 중심에 조흥 외환 서울은행 등이 있을 것이라는 금융권의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단 생존을 위한 은행 수익기반 및 자산규모 산출 등 좀더 과학적인 분석이 없다는 것이 우리나라 은행합병의 현주소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현재로선 생존을 위한 적정 자산규모등을 산출하기 어려우며 해외시장 트렌드 및 정부 대형화 정책을 따를 수 밖에 없다”고 밝히고 있다.



송훈정 기자 hjso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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