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IT전략컨설팅 사업자 선정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업은행은 18주간 진행될 IT전략컨설팅을 통해 차세대시스템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전산부문의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전산조직 및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조직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현재 한국IBM과 EDS, 액센추어, 캡제미니 언스트영 등 4사로부터 제안서를 받고 정보화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업체선정 작업을 진행중이다. 빠르면 이번 달까지 컨설팅 사업자 선정이 마무리될 계획이다.
기업은행 IT전략컨설팅 사업자 선정이 특별히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컨설팅 과정에서 차세대패키지를 선정할 것이 유력시되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측은 컨설팅을 통해 그동안 검토해왔던 ‘호건’ 패키지를 완전 백지화하고 환경변화에 따라 현시점에서 경영전략과 시스템 인프라에 가장 적합한 차세대 청사진 마련과 함께 가능하면 패키지 선정도 매듭짓는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코아뱅킹솔루션 업체들은 컨설팅 사업자 선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컨설팅 결과에 차세대 프로젝트의 향배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측은 컨설팅 사업자가 차세대시스템 구현을 직접 담당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실제 컨설팅 과정에서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한미은행 ISP를 담당했던 캡제미니 언스트영을 제외한 한국IBM EDS 액센추어 등 컨설팅 3社는 은행권에서 차세대 경험을 가지고 있다.
기업은행측은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고 기술적 구현능력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진 업체 위주로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한국IBM과 EDS가 상대적으로 강점을 가지고 있는 부문이다.
한국IBM은 컨설팅 업체로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기업은행이 요구하는 성향에 가장 부합하지만 국민은행 사례와 같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차세대 모델을 제시하지 못했다는데 약점이 있다. 은행권의 탈IBM 움직임도 걸림돌이다.
EDS의 경우 주택은행 및 제일은행에서 차세대 컨설팅을 수행한 강점에도 불구하고 주택은행에 제안한 컴포넌트 기반의 차세대 사상은 기업은행의 보수적인 성향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기업은행이 차세대 패키지 선정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할 때 검증되고 안정된 솔루션 베이스로 차세대 모델을 삼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97년 기업은행 ISP를 담당했던 액센추어의 경우 당시 차세대패키지로 제안한 ‘호건’패키지가 사실상 전면 무효화됨에 따라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 갭분석까지 마친 기업은행이 ‘호건’패키지를 백지화한 것은 액센추어의 판단이 틀렸다는 것을 반증하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측은 패키지에 대한 분석이 비교적 풍부한 ‘호건’패키지도 차세대 검토대상에 포함돼있다고 밝히고 있다.
캡제미니 언스트영의 경우 차세대 컨설팅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검증된 패키지를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기업은행의 요구에 맞게 가장 객관적인 패키지 제안이 가능하다는 면에서는 유리한 측면도 가지고 있다.
기업은행은 이미 지난 97년 액센추어와의 ISP컨설팅을 통해 美 CSC社 ‘호건’과 올텔社의 ‘시스티매틱’, FNS의 ‘뱅스’에 대한 검토를 거쳐 ‘호건’을 차세대 코아뱅킹패키지로 선정한 바 있다. 삼성SDS와 갭분석을 비롯한 파일럿 프로젝트도 마무리했다.
기업은행이 차세대 패키지로 선택할 대안은 그렇게 많지 않아 보인다. 기업은행이 차세대시스템 구현을 미뤄왔던 것은 합병을 비롯한 다양한 내외부 사정이 작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위험을 감수하기 보다는 시장에서 어느 정도 검증이 이루어진 패키지를 선택하기 위한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업은행의 특성을 감안하면 외환은행 사례와 같이 실제로 채택될 수 있는 차세대 패키지는 3~4곳 정도로 압축될 전망이다. 또한 컨설팅 과정에서도 최소한 차세대시스템 채용문제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그 범주 내에서 컨설팅 결과물을 도출하는 형태가 유력시되고 있다.
기업은행은 IT컨설팅을 통해 내년부터는 어느 은행보다 공격적인 투자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년 이상 미뤄왔던 차세대 프로젝트도 이번에는 신속하게 추진될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신임 김종창행장이 전산투자에 과감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대규모 투자를 미뤄왔던 기업은행의 행보는 금융IT 기업들에게도 많은 기회를 부여할 전망이다. 기업은행의 IT전략컨설팅 결과에 어느 때보다 관심이 모아지는 가장 큰 이유다.
김춘동 기자 bo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