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카드사 사이버 대출이 정말 급한 ‘발등의 불‘을 끄기에 알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씨, LG, 삼성, 외환 등의 카드사들에서 시행하고 있는 ‘원스톱(One-Stop)’ 사이버 대출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하루 평균 200여건의 사이버 대출이 이루어지자 카드사들은 고객의 반응과 대출 실시 결과를 지켜보며 사이버 대출을 은행권과의 차별화 전략으로 삼을 방침이다.
카드사 사이버 대출은 은행과 달리 직접 서류를 구비해 영업점에 나가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신청에서 대출금 입금까지가 웹상에서 몇 분안에 일괄 처리된다.
그 대신 대출 한도가 최고 500~600만원이고 금리도 9~19%로 최고 3000만원까지 10%정도의 금리로 대출해 주는 은행에 비해 소액을 고금리에 쓰게 된다. 따라서 A씨의 경우처럼 소액의 급전이나 생활자금이 필요할 때 카드사 사이버 대출을 받으면 편리하다.
카드사들은 직업, 소득 등은 배제한 채 신용카드 거래 패턴만을 기준으로 대출 가능 여부와 금리를 판단하므로 알뜰하게 살아가는 서민들이 이용하기 편한 것도 특징이다.
은행은 대출시 직업, 소득 등을 참고하는 정량평가를 하지만 카드사는 개인의 소비 행태를 분석한 정성평가를 통해 직업 등에 상관없이 ‘합리적 소비자’에게 높은 점수를 준다. 따라서 신용카드로 많은 액수를 사용하는 사람보다 매달 일정액을 꾸준히 사용하는 사람들의 신용도가 더 높다.
카드사들은 회사별로 이미 7~8년전에 개발한 자체 신용평가시스템을 운영해왔기 때문에 CSS(Credit Scoring System:개인신용평가시스템) 운영 초기에 있는 은행들보다 개인 신용 평가에 강하다.
안정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려고 하는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 관리’에 익숙하기 때문에 사이버 대출에서 발생하는 위험 부담도 덜 느끼는 편이다.
카드사들의 사이버 대출은 시행 목표에서도 은행들과 차이가 난다. 은행들은 비용 절감과 인터넷뱅킹 고객 확보라는 측면에서 사이버 대출을 실시하는 반면 카드사들은 제1금융권과의 시장 차별화라는 목표를 갖고있다. 자영업자, 중소기업 사원, 주부 등을 대상으로 제2금융권의 주요 고객층이 형성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카드사들이 사이버 대출을 이용해 개척해 갈 일종의 ‘틈새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은행들보다 고객의 신상이나 신용 파악을 훨씬 생생하게 할 수 있어 대출이 신속하게 이루어지는 게 제2금융권의 최대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제2금융권 역시 사이버 대출은 새로운 분야라서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기 어려워 대처방안을 수립하기 어렵다”며 “제도적인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미선 기자 u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