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말 인터넷 공모로 자금을 유치하려던 한 컴퓨터 소프트웨어업체 대표의 하소연이다.
최근 인터넷 공모를 대행하는 주식중개사이트들이 자금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벤처기업들을 대상으로 과잉수수료와 대행조건을 제시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증시악화로 자금시장이 경색되자 이를 틈타 인터넷 공모를 대행하는 주식중개사이트들이 공모수수료를 평균 5~6%로 올리고 주식을 요구하는 등 파행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실례로 한 벤처기업이 인터넷 공모를 통해 5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해봐야 공모준비료, 광고비, 공모수수료 등을 제외하면 벤처기업에 들어가는 돈은 4억원 정도. 또한 별도로 주식도 요구하고 있어 실질적인 투자금의 가치는 그 이하이다.
이 밖에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외면으로 인터넷 공모에 대한 열기가 예전같지 않자 주식중개사이트들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엔젤클럽’이라는 사조직을 이용해 투자금을 조성해주고 경영권까지 노리고 있다.
특히 엔젤클럽이라는 사조직에는 명동큰손 등의 사채업자들이 참여하고 있어 향후 인터넷 공모로 자금을 유치하는 벤처기업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반면 벤처업계에서는 자금유치가 어려워 주식중개사이트들의 조건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특별한 법적 요건이 없어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주식중개사이트의 조건을 받아들여 인터넷 공모를 통해 1차적으로 자금을 마련한 벤처기업들이 시장상황 악화로 2차적인 투자재원을 마련하지 못해 피해가 악순환되고 있다.
한 벤처기업 사장은 “증시가 악화되자 주식중개사이트들의 공모대행 조건이 터무니없이 올라갔다”며 “현재 벤처업계의 자금유치에 대한 상황은 악순환으로 반복될 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악순환을 벗어나는 길은 당국이 법적조치를 다시 마련하고 일반 투자자들의 자금 유동성이 활발해져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임상연 기자 syl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