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 통합 공동 전산망 구축 사업이 진통을 겪고 있다. 투자업체와 임직원 규모가 작은 중소형사들이 시스템관리 비용과 DB 자료 보안에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다. 일부에서는 전산망 구축 후에도 벤처캐피털들의 참여가 저조해 관련 자료의 데이터베이스화 작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기청과 중진공, 협회 등 유관기관들이 주축이 돼 진행하고 있는 벤처캐피털 공동전산망 구축사업에 업계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공동 전산망 구축은 사업자인 첵프리(대표 김상천)가 기존에 전산시스템을 구축한 KTIC, KTB네트워크, 스틱IT벤처, 한국IT벤처 등 10여개 대형사들을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전산망을 관리 강화에 활용하기 위해 폭넓은 지원을 펼치면서 전산망 구축은 활기를 띄고 있다.
특히 벤처캐피털 유관기관들은 이번 전산망 구축을 통해 업계의 오랜 염원인 정보공유와 실시간 자료집계 등을 가능케 해 높은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형 벤처캐피털들은 전산망 구축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먼저 통합 전산망을 사용하는 벤처캐피털들은 투자업체 당 보수 유지 관리비 5만원을 지급하게 된다.
일부 대형사들을 제외한 중소형사들은 투자 업체가 50개 미만으로 자체 프로그램으로도 전산작업에 무리가 없는 실정이다.
이들 업체들이 대부분 심사역과 관리직 포함 임직원이 10명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업체당 5만원인 유지 관리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또한 구축된 전산망의 데이터베이스가 투자 세부 내역, 업체 사후 관리 현황 등 각 사별로 보안을 요하는 극비 문서인 것도 문제다. 관리 목적외에는 일반에 공개되지 않지만 중기청과 중진공 등 유관기관에 보고되는 만큼 벤처캐피털들이 DB 작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중소형사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동서버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각 사별로 업무에 지장이 발생할 수 있다. 대형사들은 자체 서버를 가지고 있어 자체 업무 수행에는 큰 문제가 없다. 이러한 문제로 지난 8일 업계 실무진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통합 전산망 설명회에서도 관계자들이 강한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소형사 기획 담당자는 “데이터베이스 구축 작업 과정에서 모든 내부 자료를 전산화하는데 적극적일 창투사가 있겠느냐”며 “전산망이 구축돼도 업체들이 내부 문서와 통합 전산망을 이중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송정훈 기자 jh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