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프라이머리CBO(P-CBO)가 전환가 저평가문제로 또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일부 기업은 산정된 전환가가 너무 낮다며 발행을 취소하는 등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차 3000억 규모로 발행되는 벤처기업 P-CBO가 전환사채(CB) 전환가 산정에 들어가 인수계약 체결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기업들의 전환가 산정에 논란이 일고 있다. 동양종금이 주간사인 이번 벤처기업 P-CBO에는 1000개가 넘는 업체가 신용평가를 받아 적정 등급(CCC)이상을 받은 업체를 선발, 기보가 최종 심사를 거쳤다. 기보의 최종 심사를 통과한 업체가 300개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CB전환가를 액면 5000원의 7배 정도로 책정받은 한 컴퓨터 하드웨어 업체는 CBO발행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운영자금이 시급해 어쩔 수 없이 CB를 발행해야 할 형편이다. 이 업체의 경우 초창기 벤처캐피털에서도 이번 전환가와 비슷한 가격에 자금을 유치한데다 최근 증가된 매출규모를 감안할 때 제시된 전환가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CTI업체도 터무니 없는 전환가 책정으로 CBO발행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환가 산정을 받은 대부분의 업체들이 이러한 고충을 겪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벤처기업들은 전환가가 낮게 책정되면 자금을 유입하기 위해 투자자들에게 높은 지분을 넘겨야 된다.
또한 이번에 최종 선발된 일부 업체들이 수익모델을 가지고 있어 등록 후 적어도 공모가 이상으로 주가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2년 후에 전환사채가 낮은 가격에 행사될 경우 회사입장에서는 물론 기존 주주의 설득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3차까지 총 1조원 규모로 발행되는 P-CBO에 기대가 컸던 벤처기업들은 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 창투사 심사역은 “많은 기업의 전환가를 산정하기 위해 산업별로 책정 툴에 맞추다 보니 정확한 기업 평가가 어려운 것 같다”며 “전환가 산정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실질적인 벤처기업 자금 해갈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콜옵션 부여등 전환가 저평가에 따른 대비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송정훈 기자 jh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