企銀 이행장 후임에 이근경 정기홍씨등 물망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 은행장들이 대거 물갈이 된다. 산은 총재는 부임 8개월만에 전격 교체가 결정됐고 수은과 기업은행도 임기 만료에 따라 은행장 교체가 확실시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엄낙용 총재가 부임한지 만 8개월도 안돼 정건용 금감위 부위원장으로 교체되자 임직원들이 술렁이는 등 전혀 뜻밖이라는 분위기다. 그동안 엄총재가 정부의 금융 기업 구조조정 정책에 적극 호응, 산업은행을 지휘해 왔는데 갑자기 교체가 결정돼 힘이 빠진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산은 노조는 대정부 성명을 내고 ‘원칙없는 총재 경질을 강력 규탄한다’며 ‘정부는 산은이 국가경제적 위기상황 극복을 위해 총력 매진할 수 있도록 안정적 업무수행을 보장하라’고 성토하기도 했다.
산은은 엄총재의 이번 교체가 경질 밖에는 되지 않는다고 판단, 매우 허탈해하는 분위기다. 얼마전 엄총재가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으로 간다는 설이 돌때까지만 해도 산은 관계자들은 엄총재가 직무를 좀더 수행하다 더 좋은 자리로 갔으면 하는 바람이었지만 지금은 전례없이 다른 후속 자리도 보장이 안된 상황에서 물러나게 돼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한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사장 자리에 엄총재가 갈 것이라는 설이 돌았으나 KOTRA에는 오영교 전산자부 차관이 내정돼 엄총재가 갈 자리는 현재로선 없다. 한편 금융계 안팎에서는 엄총재가 취임 8개월도 안돼 중도 하차한 것은 기업구조조정의 야전 사령관으로서 제 역할을 충분히 못하는 등 소극적으로 임한 데다 파워게임에서도 밀렸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수출입은행 양만기행장도 오는 16일 임기 만료로 교체가 확실시되고 있지만 퇴임후 마땅히 갈 곳이 없어 허탈하기는 마찬가지. 그래도 수은은 양행장이 임기 3년을 제대로 마치고 자리를 물러나게 돼 산은 엄총재 보다는 나은 형편이라는 자체 분석을 내리고 있다. 수은 관계자는 “양행장이 현대건설 CEO로 간다는 설이 있기는 하지만 아직 확실치는 않다”며 “양행장이 지난 3년간의 임기를 제대로 마쳐 다소 안도가 된다”고 밝혔다. 현재 차기 수은 행장으로는 재경부 기획관리실장인 이영회씨가 유력하게 거명되고 있다.
한편 오는 5월 12일 임기 만료되는 기업은행 이경재행장 후임으로는 재경부 이근경 차관보와 후배 부원장보들로부터 퇴임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금감원의 정기홍 부원장 등이 후보로 거명되고 있다.
송훈정 기자 hj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