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개인 횡령과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된 서갑수 회장의 퇴임이 확실시 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기술투자를 이끌고 갈 대표이사의 선임과 서회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뜨겁다. 서회장의 공백과 관련해 업계 일각에서는 올 초 소사장제를 도입해 일정부분 권한을 이양해 놓은 기술투자가 빠른 시간에 조직을 재 정비하고 투자를 재개할 경우 의외로 출혈이 적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소사장제가 대표이사 공백기를 당분간 지탱할 수 있는 체제라는 것. 또한 회사 이미지 추락은 있겠지만 그동안 강했던 서회장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기술투자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으로 입은 이미지 쇄신을 위해 새로운 대표이사 선임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소식통들도 서회장이 회사와 후진 양성을 위해 명예롭게 퇴진할 것이라는 목소리에 힘을 싣고 있다.
한국기술투자 내부인원 중 대표이사로 승진할 수 있는 인사는 양종하 벤처부문 사장과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흠원 에이스디지텍 사장이다.
현재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양종하 사장은 서갑수 회장의 서울고, 서울대 화공학과 1년 후배다. KTB네트워크에서 20년 가까이 기획업무를 맡아 조직관리에서는 업계에서 인정을 받고 있어 양사장 쪽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지만 투자 심사부문의 현업 감각이 다소 떨어진다는 것이 흠이다. 여기에 기술투자 구조조정 본부장을 역임한 조흠원 에이스디지텍 사장이 현재 비상대책위원회를 맡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방사장의 대표이사직 선임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차기 대표이사로 새로운 외부 전문 경영인을 영입하는 안도 배제할 수는 없으나 서회장이 대주주(보유지분 17%)의 입장에서 외부 인사를 영입할 경우 내부 반발이 클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조직 정비와 내부 교통정리가 시급한 실정에서 서회장이 이러한 무리수를 둘 가능성은 희박하다.
결론적으로 현재 한국기술투자 내부 인력구조나 대외적인 여건으로 볼 때 양종하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이 유력하지만 의외의 변수도 무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편 한국기술투자는 비상대책위원회 중심으로 회사를 꾸려가면서 빠른 시일 안에 대표이사를 교체하고 역외펀드인 AIPI 수익금(현재 평가액 150억원으로 예상)을 환수 조치해 회사를 정상 가동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정훈 기자 jh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