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계에 따르면 10개 주요 시중은행들의 요구불성 예금(요구불예금+저축 및 자유저축 예금+MMDA 포함한 기업자유예금) 비율이 지난 2월말 평균 30.5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상품의 금리는 저축예금이 2%대, 기업자유예금이 종류별로 2~4%대로 은행들의 예대마진을 넓혀주고 결과적으로 은행의 수익성을 높여주게 된다.
은행별로는 10개 시중은행중 요구불성 예금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조흥은행으로 지난 2월말 기준 41.08%를 기록했다. 총예금중 요구불성 예금이 절반 가까이나 돼 조흥은행의 향후 순익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반면 요구불성 예금 비중이 가장 낮은 은행은 하나은행으로 19.05%를 기록했다. 그 다음으로 낮은 곳은 주택은행으로 20.48%였다. 주택은행은 이같이 저금리 요구불성 예금 비중이 낮음에도 지난해 523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밖에 외환은행이 37.94%, 한빛은행 37.63%, 국민은행 30.85% 등 조흥은행을 포함한 은행이 30%를 넘었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금까지 요구불성 예금 비중이 30%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을 정도로 자금 조달 코스트가 낮고 자금 운용 폭이 넓어 올해 목표한 1조500억원의 당기순익 달성이 무난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 비율이 지난해 말보다 무려 4.72%P나 증가, 최근 은행마다 저금리 예금 비중이 하락하는 추세를 따르지 않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후발 우량은행 그룹인 신한(27.70%), 한미(26.08%)는 나란히 20%대를 유지, 자금조달 및 영업 패턴이 비슷함을 시사했다.
해외 매각된 제일은행과 매각 예정인 서울은행의 요구불성 예금 비율도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제일은행이 지난 2월말 37.67%, 서울은행이 33.53%를 기록했다.
한편 이자가 거의 없는 ‘요구불예금’ 비중이 올들어 급락, 은행들의 수익 악화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이같이 ‘요구불성 예금’ 비율이 아직도 30%대를 유지하고 있어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시대를 맞아 고객들이 고금리 및 안정성 등을 찾아 자금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요구불예금 비중이 하락했다 해도 당장 은행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한국은행은 지난 8일 은행들의 요구불예금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10%아래로 떨어져 은행들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송훈정 기자 hj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