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2월말 기준 8대 주요 시중은행의 현대그룹 여신 총액은 10조7000억원이며 이중 현대건설에 대한 총여신은 1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시중은행들은 현대건설 여신을 요주의 또는 고정으로 분류하고 평균 26.2%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한 것으로 밝혀졌다.
5일 교보증권 분석자료에 따르면 국민 주택 신한 한미 하나 등 8대 시중은행중 현대그룹 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이 가장 높은 은행은 한미은행으로 나타났다. 한미은행은 지난해 칼라일 컨소시엄으로부터 외자를 유치한 뒤 자산 클린화에 역점을 둬 고정이하 여신에 대해 기준 대비 100% 충당금을 적립했다.
한미은행의 현대건설 여신 대손충당금 적립율은 49.0%(고정), 현대전자는 5.0%(요주의), 현대상선 0.5%(정상), 현대석유화학 19.2%(요주의) 등 현대계열사 여신에 대해 기준대비 100%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지주회사에 편입될 한빛은행도 지난해 대규모 공적자금을 수혈받아 현대계열사 여신에 대해 충당금을 대거 적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빛은행은 현대건설 여신에 대해 35.0%의 충당금을 적립, 한미은행에 이어 2번째로 많은 충당금을 적립했다. 그 다음으로는 하나은행 28.3%, 신한은행 20.0%, 국민 주택은행이 각각 19.0%의 적립비율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요주의 여신으로 구분하고 있는 현대전자에 대해서는 주택은행이 19.0%의 충당금을 적립, 시중은행중 최고를 기록했다. 그 다음으로는 국민은행이 6.0%, 한미 5.0%, 조흥 4.9%, 하나 4.8%, 한빛 3.7%, 신한 2.5% 등의 순이었다.
현대건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현대건설 여신 7091억원중 정부(수출보증보험) 제공 담보와 계동사옥 등 5400억원의 담보를 확보하고 있으며 무담보여신에 대해 19%의 충당금을 적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증권 성병수 애널리스트는 “은행들의 현대계열사 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이 크게 부족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현대건설의 유동성 부족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현대건설의 출자지분 매각 및 부동산 매각등 자구계획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높아 은행권에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훈정 기자 hj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