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은행이 부활하고 있다. 지난 98년 퇴출된 동남은행 전산부 출신들이 IT사업가로 성공적으로 변신하고 있는 것.
이들은 주로 금융권을 기반으로 인터넷 결제 및 IC카드 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당시 중소기업 전문은행을 표방하던 동남은행은 IT경쟁력 차별화에 주력해 새마을금고 연계망과 하나로 IC카드 등 IT 및 전자금융 부문에서 기술력과 노하우를 인정 받은 바 있다. 연계망의 경우 주택은행에서, 하나로카드는 부산시에서 각각 활용되고 있다.
동남은행 출신으로서 최근 금융권에서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고 있는 곳은 웹케시와 신원정보기술이다.
지난해 하나 국민 외환은행의 기업 인터넷뱅킹 프로젝트를 차례로 수주해 저력을 과시한 웹케시는 ‘디지털 뱅킹 플랫폼’ 구현을 지향하는 회사다. 지급결제 솔루션을 바탕으로 한 인터넷뱅킹 솔루션을 비롯해 하나은행, 교보생명과는 ATM기 기반의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대형 SI업체들로부터 ‘홀로서기’를 하면서 상당한 견제도 받고 있다.
박남대사장은 기업은행을 거쳐 퇴출 당시 동남은행 전산실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부산에서 사용되고 있는 하나로카드의 추진팀장을 맡기도 했다. 웹케시에는 박남대사장을 비롯해 석찬규사장 등 총 27명의 동남은행 출신 멤버가 포진하고 있다.
신원정보기술은 동남은행 CIO 출신인 김갑수사장이 진두지휘하고 있으며, 금융IT 및 전자상거래 온라인 결제서비스를 표방하고 있다.
최근에는 부산중소기업 종합지원센터에 위치한 전용면적 400여평 규모의 대형 전자상거래 센터(SITECC)를 기반으로 부산광역시 ‘지방세 사이버 납부’사업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전자상거래 센터는 인터넷 빌링업무 뿐만 아니라 부산시 중소기업의 B2B 마켓플레이스 및 결제서비스 등 전자상거래 온라인 종합결제센터를 지향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맞춤 서비스를 모토로 하고 있는 사이버CVS의 김경곤사장, 교통카드 및 소액결제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는 에어코텍의 유재철사장 등이 동남은행 전산부 출신들이다.
이외에도 이기종 통신 소프트웨어 사업자인 씽크정보의 김귀열사장, 금융정보사이트인 뱅크체크의 이영길사장, 새롬정보의 권용복사장 등이 있으며 KIS정보통신 손정현사장도 동남은행 종합기획부장 출신이다.
99년 이후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이들은 아직은 정착단계에 있지만 전자금융을 비롯해 각종 금융 노하루를 바탕으로 금융권을 이해하는 IT업체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함께 일해 본 금융기관들의 반응이 좋아 조만간 업계의 대표주자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들 업체들이 각각의 분야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할 경우 국내 실정에 맞는 솔루션 벤더로서 금융IT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퇴출은행의 설움과 은행원 출신의 한계를 극복해 낸 의미있는 사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춘동 기자 bo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