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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銀과 합병 무산…한미銀 어디로 가나

박준식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1-01-10 22:00

칼라일 ‘다른 대안 찾는게 유리’ 판단

노조 “국민-주택銀과 합병땐 투쟁불사” 반발

한미은행 대주주인 칼라일 그룹이 하나은행과의 합병에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합병이 성사되기는 힘들 전망이다. 아직 합병과 관련된 칼라일측의 공식 입장이 나오지 않고 있지만 한미은행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하나은행과의 합병 결렬 이후의 파장과 영향을 분석하느라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미은행 관계자들은 칼라일이 독자생존 방침을 세워 작지만 건전한 은행을 경영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만약 다른 은행과의 합병을 추진한다면 한미은행의 정체성은 일순간에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국민, 주택 합병은행에 한미은행이 편입된다면 피해는 더욱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은행 내부의 이같은 여론을 반영, 한미은행 노조는 국민-주택 합병은행에의 편입같은 최악의 상황은 피해야 한다는 위기감에서 칼라일 김병주닫기김병주기사 모아보기 회장과의 면담을 추진하는 등 노조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대주주인 칼라일과 한미은행 직원들의 이해가 적어도 합병 문제에 있어서는 상충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 한미 하나은행 합병 무산되나

금융계에서는 한미은행과 하나은행의 합병은 무산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미은행 신동혁 행장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칼라일 김병주 회장이 하나은행과의 합병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합병논의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하나은행이 칼라일 그룹이 요구하는 수준의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이뤄지기 힘들다. 하나은행은 금감원 기준 이상 충당금을 쌓을 필요도 없고 계획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금융계는 또 칼라일 그룹이 외국 주주들의 입장을 우선 반영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하나은행과의 합병에 쉽게 동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미은행 직원들의 입장을 생각한다면 하나은행과의 합병이 최선이겠지만 주가 상승과 투자자의 이익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국민, 주택 합병은행에 편입되는 것이 손쉬운 방법이다.

한편 한미은행 노조는 하나은행과의 합병이 무산되는 등 최악의 사태가 발생하면 물리적인 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은행 경영은 대주주의 이해에 따라 결정되지만 합병을 통해 한미은행의 정체성이 파괴되고 직원들의 피해가 커진다면 결코 대주주의 입장에서도 유리할 것이 없다는 지적이다.



■ 독자생존이냐 다른 파트너냐

한미은행 최영조 노조위원장은 “노조가 기본적으로 인력감축이 예상되는 합병에 찬성할 수는 없지만 합병이 대세라면 하나은행과의 합병을 주장할 수 밖에 없다”며 “국민, 주택 합병 은행에 편입되느니 차라리 독자생존의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최위원장은 또 “수차례 걸친 칼라일 김병주 회장과의 접촉을 통해 이같은 조합원의 의사를 전달했고 김병주 회장도 주주의 가치와 함께 조합원의 입장도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일단 금융계는 한미은행의 독자 생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한미은행은 지난해 고정 이하 여신에 대해서 100%의 대손충당금을 쌓는 방법으로 거액의 적자를 낸 바 있다. 이에 따라 올해는 35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 총순자산이익률(ROA)이 1.2%, 자기자본이익률(ROE)이 35%대에 달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정도 순이익을 낸다면 독자생존을 하는데 충분하겠지만 단순한 예상치일 뿐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칼라일이 한미은행에 출자할 때 금융 구조조정에 협조한다고 한국 정부에 약속했기 때문에 합병을 피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신행장도 “지금 거론되는 하나은행과의 합병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것이지 모든 합병에 대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다른 은행과의 합병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계는 한미은행이 다른 은행과의 합병을 추진하되 시간을 갖고 여러 대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칼라일 입장에서는 어차피 2003년까지는 한미은행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시장 경쟁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시장 가치를 높인 다음 합병을 추진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준식 기자 impar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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