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분산이냐 집중이냐...증권사 수익원

문병선

webmaster@

기사입력 : 2000-11-09 00:41

이익 감소분중 43%가 수익 다변화로 파생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수익원을 한 곳에 모으는 것과 여러 곳에 분산시키는 것 중 증권사에겐 어느 쪽이 유리할까. 요즘 증권사들은 매매위탁영업이라는 본연의 증권업과 기업금융ㆍ유가증권매매ㆍ사이버영업 등 부수업무를 놓고 수익원을 집중시켜야 하는지 아니면 다각화해야 하는지 딜레마에 휩싸였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들에게는 수익원을 다각화해야 한다는 보이지않은 압력이 있어왔다. ‘IMF’라는 외생변수가 국내 기업에게 덩치경쟁을 그만두고 수익경쟁으로 전환하라는 암묵적인 압박을 가한 결과였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는 왜 수익원을 다변화시켜야 하는지 이유도 모른채 무작정 이에 매달려 온 것 또한 사실이었다.

그러나 다각화의 부작용이 노출되기 시작하면서 수익원 분산 경영은 난관에 휩싸이게 됐다. 2000 회계연도 상반기 6대 증권사의 결산내용을 분석한 결과 수익원 다각화에 앞장섰던 증권사의 손실규모가 예상보다 컸기 때문이다. 6개 증권사의 상반기 세전순이익은 총 2조1000억원 감소했는데 이중 9000억원(43%)이 상품 유가증권 관련 손실이다. 이러한 손실은 본연의 채권투자 또는 주식투자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고 대부분 대우관련 추가손실, 시장조성에 따른 주식 평가손에서 비롯됐다.

다시 말해 수익증권 판매, 인수영업 강화, 종금영업 등으로 수익구조를 다각화했던 증권업계가 오히려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분야별로 보면 바이코리아의 열풍을 타고 경쟁적으로 수익증권 판매업에 나섰다 미매각수익증권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코스닥 열풍으로 남에게 뒤질세라 기업 인수업무에 뛰어들다 시장조성이라는 ‘유탄’에 맞아 위탁매매로 벌어들이는 현금은 모두 손실처리분으로 메꿔야 했다.

수익원 다각화가 이처럼 벼랑에 내몰린 상황에 대해 두가지 해석이 있다. 첫째는 수익원 다각화 전략을 ‘가지뻗기’로만 추진했다는 지적이다. 뻗어나온 줄기들은 너무 가늘어 병적인 허약함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현대증권의 경우 자본금이 약 1조5000억원이지만, 미매각 수익증권은 이보다 2배 가까이 많은 2조5000억원으로 추산됐다. 대우증권의 경우 사이버(베스트이지닷컴)쪽에 거의 1000억원 가까이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사이버 매매에서 손익분기점이 도달하려면 2년 가까이 소요된다고 한다.

대신증권은 사이버매매에 있어서 이미 규모의 경제(홈트레이딩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고객 수가 늘어나는 만큼 이익으로 환원된다)를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국가스공사 시장조성으로 거의 4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99년도 직원 급여로 사용된 280억원보다 142% 많은 규모다.

둘째는 수익원 분산후 각개 전투에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즉 분산 후 집중 전략을 효율적으로 펼치지 못한 것인데, 여기에는 삼성증권의 경우가 하나의 케이스로 분석되고 있다. 투신증권과의 합병후 어떠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지 아직 섣부르게 판단할 수는 없지만, 이 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은 ‘집중화’ 전략임은 부인할 수 없다.

삼성증권은 수익증권 판매업으로 연간 3000억원의 새로운 수익원을 갖게 되고, 국내 최대의 점포망으로 위탁매매업에서는 부동의 1위 자리를 유지하게 된다. 삼성증권은 분산된 힘을 한 곳으로 집중시키는 중이다. 1~2년 안에 증권업계는 새로운 서열이 매겨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거래대금 3조원에 적정 증권사는 약 40개(외국계 증권사 제외)라는 해석도 있어 현 상태에 별다른 변화가 없을 거라는 분석도 있다. 그렇지만 1위와 40위의 차이는 ‘현상유지’ 차원을 떠나 문화적 열등감을 파생시킨다. 변화를 수용하고 앞서가려는 물밑노력이 계속되지 않는 한 욕구불만은 지속될 것이다. 이 때문에 고민에 휩싸인 증권업계의 전진방향에 대해 경영진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병선 기자 bsmoon@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