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설립 1년미만 신생창투사들의 이러한 어려움이 자연스러운 시장 흐름이라는 견해와 벤처 육성을 위해 마구잡이로 설립을 유도한 정부도 일말의 책임을 지고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16일 창업투자사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100억원의 자본금을 가지고 야심차게 출발한 A창투사의 심사역들은 요즘 업체 방문 등의 외근이 거의 없다. 지난 달부터는 한달에 30여건씩 들어오는 투자의향서를 검토하는 데 시간을 보낼뿐 실제로 투자를 집행한 곳은 한곳도 없기 때문이다.
이 창투사 관계자는 “올 초 같으면 벌써 투자했을 곳도 자금이 없어 울며 겨자먹기씩으로 투자를 연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A사는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나름대로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다.
중국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투자를 강화해나갈 방침이며 지난 6월에는 중국 벤처기업에 30억원 가량을 투자하기도 했다.
또한 기존 투자패턴으로는 대형사들과의 경쟁이 어렵다고 보고 투자 업종을 제한해 최근 각광 받고 있는 환경산업쪽으로 특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처럼 작년말부터 올 초까지 설립된 70여개 창투사들 중에는 지난달 투자 실적이 1~2건에 그치고 있거나 전무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업체가 대부분이다. 이들 업체들은 나름대로 돌파구를 찾기 위해 코스닥 등록이 확실시 되는 기업에 투자하거나 해외자본 유치, 산업 특화 전략 등 자구책 마련에도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조합을 결성하거나 천우신조로 탄탄한 물주가 뒤를 봐주는 창투사는 일시적인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지만 이러한 업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최근 상황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상반된 의견이 흘러나오고 있다. 즉 당연한 시장 흐름으로 각사가 경쟁력을 키워야한다는 의견과 정부의 벤처부흥책과 투자가들의 묻지마 투자도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거의 절반에 가까운 신생창투사들의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현재 투자주식 매각이나 임직원 벤처투자 금지 조항 등을 제한적으로나마 풀어주는 방안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기관 및 일반투자가들이 시장 상황에 연연해 창투사 이미지만 보고 신생창투사를 외면하는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송정훈 기자 jhsong@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