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술투자는 지난 2월과 6월 결성한 현대바이오1, 2호 펀드를 통해 바이오 산업에 투자하고 있다. 50억원 규모의1호 조합은 결성이후 2개월 만에 16개 업체에 투자를 완료했다. 투자업체로는 바이오 식품인 셀롤로우스를 생산하는 바이오셀, 미생물폐수정화 업체인 다일 생명화학, DNA칩 생산 업체 바이오니아와 바이오셉트, 생리활성소재 개발업체 바이오케어 등이 포함됐다. 100억원 규모의 2호 조합은 현재 평균 5~10억원 내외로 8개 업체에 투자를 완료한 상태이다. 2호조합에서 투자한 업체로는 바이오의약품인 프로테오믹스 개발업체 파이크, 폐수처리업체 세일기술, 유용유전자 발굴 업체인 제노마인 등이 있다.
현재 현대기술투자는 포항공대, 생물공학연구소와 기술협약을 체결하는 등 네트워크와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바이오투자팀의 정태흠 부장은 포항공대 화학과에서 학·석사를 마치고 지난 97년 현대기술투자에 입사, 바이오쪽 투자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포항공대를 졸업한 2명의 심사역 중 올해 초 전체 수석으로 졸업한 장지영씨는 짧은 경력에도 불구하고 업체발굴에 있어 발군의 실력을 보여 업계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현대기술투자는 1차 내부심사 후 2차로 비상임 외부 투자 심의위원들에게 심사를 받는다. 전 생물공학연구소 소장을 지낸 한문희 박사와 인터벤처 유효상 사장이 외부 심의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바이오투자팀 윤상우 책임 심사역은 “바이오 투자에 있어 CEO의 자질과 기술적인 평가에 집중하고 있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성공여부을 논하기 보다는 다양한 후속지원으로 투자 기업에 대한 경쟁력을 키우는 게 급선무”라고 밝혔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러한 공격적인 투자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즉 국내 바이오 산업의 현주소가 인력의 미비 등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았고 장기적으로는 제품 상용화를 위한 국내 기업들의 파워가 해외시장에서 빛을 발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국내 바이오 업체 수가 400개 내외인데다가 그나마 투자 적격업체는 100여개 남짓으로 압축되기 때문에 업체 선정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벤처업계관계자는 “바이오 산업의 특성상 수익여부가 제품 상용화에 따라 나타나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며 “저인망식의 공격적인 투자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국내 바이오산업의 인프라 확대와 창업의 활성화 등 구조적인 문제를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다.
송정훈 기자 jhsong@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