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업계에서는 제일창투의 공모시기가 최악이었다는 평. 코스닥시장이 바닥권을 헤메고 있던 지난달 말 공모를 감행했을 뿐 아니라 동종업계인 한솔창투가 거래를 시작하자 마자 공모가 이하로 급락해 주간사가 시장조성에 들어가는 등 창투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도 그리 좋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제일창투측은 공모전 적정주가를 4만8000원대로 제시하면서 자신감을 내비쳤던 것과는 달리 내심 당황하고 있는 모습이다. 더구나 제일창투보다 일주일전 공모했던 우리기술투자가 8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청약을 마감한 것을 감안하면 더욱 비교가 된다.
두 회사의 경영지표를 살펴보면 오히려 제일창투측의 경영성과가 앞서고 있다. 작년기준 매출액의 경우 우리기술투자가 130억원 제일창투가 180억원이며 순이익면에서도 85억원대 110억원으로 제일창투가 앞서고 있다. 또한 주당순이익(EPS)이나 자기자본순이익률(ROE)에서도 제일창투가 두배가량 우수한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아무튼 그동안 공모주 청약이 안정된 수익을 보장하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라는 인식이 투자자들사이에서 확산되면서 경영성과와 관련없이 그 첫번째 희생자가 된 셈. 문제는 당장 청약이 미달됐다는 점이 아니라 투자자들이 제일창투측에 가지고 있는 향후 전망이다.
미달된 청약물량은 주간사인 현대증권이 부담하겠지만 오는 22일경부터 거래가 개시되면 ‘청약 미달’이라는 불명예를 극복하고 당초 제시했던 주가에 근접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다행히 최근 코스닥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창투사들의 주가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거리로 작용하고 있다. 어찌됐던 제일창투 주가의 미래는 향후 형성될 코스닥시장의 분위기가 직격탄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게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김상욱 기자 sukim@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