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경쟁에만 힘을 쏟았던 과거와 달리 생보사들 사이에 내실을 위주로한 경영관리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IMF위기로 부채가 자본을 초과하는 기형적인 조직은 무한경쟁 체제에서 더 이상 효과적인 경영정책이 될 수 없다는 인식이 작용한 때문이다.
이에 따라 메이저생보사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사용되던 ‘1위수성, 2위탈환’이라는 전투적 용어도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75%에 육박한 보험세대가입율에서 보듯이 양적 팽창이 더 이상 가능치 않은 점도 손익경영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생보사들이 가장 힘을 쏟고 있는 부분은 인원감축이다. 대한생명이 지난해 설계사 6천명을 감축한데 이어, 교보생명도 1만5000명에 달하는 인원을 감축중이다. 부실인원을 정리해 ‘알짜’ 장사를 하겠다는 의도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또한 조직정비도 눈에 띈다. 대한생명은 4월 조직개편때 수도지역본부와 서울지역본부를 결합해 강북지역본부로 통합시켰다. 팽창된 조직을 단일화해 효율적인 관리를 하기 위해서다.
교보생명도 기존에 본사에 집중됐던 권한을 지역으로 이관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게다가 아예 ‘손익중심 경영’이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상태다. 문어발식 지점 경영은 더 이상 회사이익 창출에 기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방대한 조직은 속도감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사업비도 많이 줄였다. 삼성생명이 예정對실제사업비율을 73%로 낮췄다. 교보생명은 83%, 대한생명은 78.6%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성과도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쳤던 대한생명의 경우 설계사 1인당 생산성이 99년10월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인당월납초회보험료는 34만원(99년10월), 35만3000원(11월), 36만1000원(12월), 41만6000원(00년1월), 42만7000원(2월), 45만4000원(3월)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말 부실생활설계사 조직정비 이후 나타난 결과로 영업효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된다.
또한 교보생명의 경우 손익중심의 경영을 내걸면서 직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조직 슬림화로 위기의식을 느낄법도 하지만 오히려 직원들이 경영패러다임의 변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조직정비에 대한 전직원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시간이 지나면 지금의 노력이 성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병선 기자 bsmoon@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