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 종신보험료를 최고 25%까지 대폭 인하한 삼성생명까지 저가상품의 효과를 예측하지 못하는 상태이고, 기타 생보사들도 시장의 상황만 주의 깊게 바라볼 뿐 쉽사리 전략수립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다수 생보사들이 가격정책을 취하는 과정에서 가격을 인하할 것인지, 이를 유보하는 대신 보장을 강화하는 상품을 시장에 선보일 지를 놓고 심각한 딜레마에 빠져있다.
먼저 가격경쟁이 불붙은 종신보험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고수해왔던 푸르덴셜생명은 지난 6일 삼성의 기습적인 가격인하 공세를 받고 내부적으로 큰 혼선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저가상품에 맞불작전을 펴야한다는 쪽과 가격인하보다는 고가에 고급스런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가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선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10%내외의 인하폭이 선택될 것으로 관측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푸르덴셜의 전략은 발표되지 않고 있다.
종신보험 이외의 시장에서 그동안 꾸준히 가격인하설이 나돌았던 영풍생명도 뚜렷한 전략을 못세운 것은 마찬가지. 영풍 관계자는 “보장을 강화하는 상품을 고수하는 게 영풍의 기본방침이지만 시장의 상황에 따라 가격인하 전략을 배제할 수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사이버시장에서도 이러한 정책적 혼선은 여과없이 드러났다. 업계 관계자는 “얼마전까지도 저가정책을 취할지 그렇지 않을지를 놓고 내부적으로 이견이 많았다”며 가격정책에 혼선이 있었음을 시인했다.
이처럼 생보사들이 쉽게 전략을 수립하지 못하는 이유는 시장상황이 어느 때보다 유동적이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출혈경쟁이 가져올 부의 효과를 각 업체가 공통적으로 인식하는 반면 누가 먼저 물타기 전략을 시도할지 모르는 불확실성 또한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병선 기자 bsmoon@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