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업계에 비해 손보업계는 방카슈랑스에 의한 영업실적이 양호한 편이다. 삼성화재의 경우 3월말 현재 총 187건 3000여만원의 보험료 수입을 올리고 있다.
동양도 3개월동안 45건, 5000만원을 거수했으며, 현대의 경우 3월 한달동안 42건, 500만원의 수입보험료를 거둬들였다.
그러나 방카슈랑스가 손보업계에 미칠 영향은 예상보다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특히 자동차보험을 방카슈랑스로 판매했을 경우 적지 않은 문제점에 노출된다는 지적이다.
외국의 경우 일단 방카슈랑스에 의한 자보 판매실적이 낮고 유한담보 상품이 주종을 이루는 관계로 방카슈랑스 상품으로서 손색이 없으나 국내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이 무한담보 상품만으로 이뤄져 있어 위험하다는 것.
또하나 방카슈랑스는 소매금융업 부문으로 분류돼 규제를 두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보험의 경우 실질적인 감독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반면 방카슈랑스는 은행으로 해석돼 특정한 룰을 적용받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험업의 경우 그 특성상 협정이나 감독규정을 통해 엄격한 제한을 받고 있다”며 “그러나 방카슈랑스 채널이 은행으로 변환될 경우 보험업계가 자율적으로 지키고 있는 규정을 무시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방카슈랑스와 관련 소요되는 비용도 보험회사가 은행에 비해 더 많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선 보험회사는 인프라 구축비와 관리비, 수수료, 행정 비용이나 간접비 등이 소요되고 교육비 등에 대한 투자가 불가피하다.
이에 비해 은행은 교육비가 적게 들고 인프라 구축비도 보험회사의 절반 가량만 소요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수수료도 은행은 내근직원이 담당하게 될 것이므로 낮은 수수료 지급이 가능하다.
즉, 보험회사가 방카슈랑스를 위해 소요되는 비용을 100으로 잡을 경우 은행은 70정도만 있으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는 것. 또 외국은 에이전트 컴퍼니(agent company)를 만들어서 보험회사와 제휴, 은행창구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형태로 방카슈랑스를 진행하고 있으나 국내 현실은 이와 동떨어져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파악되고 있다.
에이전트 컴퍼니란 독립된 대리점 영업회사로서 정식으로 회사 등록을 마치고 대리점 영업을 하는 것으로 국내에는 존재하지 않는 형태의 영업조직이다.
따라서 국내에서 방카슈랑스가 현재의 형태보다 발전될 경우 은행은 보험회사에 소속돼 있는 영업조직을 흡수해서 방카슈랑스 영업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보험회사의 영업권을 은행쪽으로 넘겨줄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보험회사가 주도하는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그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현재 손보업계에는 방카슈랑스가 진전될수록 은행으로 흡수합병 되는 손보사가 나올 우려도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김성희 기자 shfree@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