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해동화재를 인수한 영국의 리젠트 그룹이 사명을 리젠트화재로 변경하고 사이버 전문보험회사로 전환할 뜻을 밝힘에 따라 사이버 시장에서의 손보사 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5년 후에는 자동차보험의 경우 최고 50%가량을 사이버 시장이 점유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완전한 의미의 전자상거래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기존 영업조직의 붕괴를 우려한 금감원의 ‘1사 1요율’ 원칙을 들 수 있다. 한 회사는 같은 상품에 대해 2가지 요율을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인데, 이 원칙 때문에 설계사나 대리점 등 기존 조직들이 판매하는 보험상품의 경우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더라도 보험료를 낮출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1사 1요율 원칙을 내세우고 있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기존 조직과의 갈등 문제는 해당 회사가 스스로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고 못박고 있다.
모집비용이 들어가는 조직과 그렇지 않은 채널간 보험료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 저렴하게 보험에 가입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막는 것은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렇게 되면 자동차보험의 경우 사이버 전용 신상품을 개발하거나 사이버 판매를 위한 별도 법인체를 설립하지 않고서는 실효를 거둘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모집패턴 변화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이버 영업이 활성화 되기까지 시일이 걸릴 것이며, 기존 영업조직의 급격한 붕괴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1사 1요율’을 단계별로 없애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사이버 마케팅이 예상만큼 큰 시장으로 부상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재고해봐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손보는 자동차보험을 비롯 여행자보험, 골프보험 등과 같이 필요에 의해 가입하는 보험 상품이 많은 만큼 CM시장이 활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이와 같은 예상이 맞아떨어질 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사이버 상에서의 보험가입이 급격히 늘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CM은 초기 투자비용이 만만찮아 사이버 영업이 활성화되지 못할 경우 중하위사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형사의 경우 기존 조직과 사이버 채널 중 한 곳을 포기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며 “규모가 적은 회사가 두마리의 토끼를 쫓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즉, 소형사들은 기존 조직보다는 사이버 영업에 주안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손보업계는 해동화재가 먼저 던진 주사위에 눈길을 모으고 있다. 해동이 고객 접근이 쉬운 자동차보험으로 사이버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지 여부가 향후 판도를 가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성희 기자 shfree@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