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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욱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0-03-09 10:11

유동성 위기 극복할 자구책 모색

지난 20일 금융감독원은 종합금융회사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IMF 이후 많은 종금사가 퇴출되고 최근 나라종합금융의 영업이 정지되면서 종금사에 대한 대외 신뢰도가 하락하고 이에 대한 여파가 전체 금융권으로 번질 우려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이번 발전방안이 나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금감원의 발전방안 발표에도 불구하고 증권사 등으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종금사는 아직 없다. 종금업계는 또 이번 발표에 종금업계의 현안문제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금감원이 발표한 종금사 발전방안과 이에 대한 종금업계의 시각과 계획, 그리고 종금업계의 과제는 무엇인지 알아본다. <편집자주>



■종금사 발전방안

금감위가 발표한 종금사 발전방안은 금융권을 은행, 증권, 보험의 3대 축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서 합병을 통해 투자은행으로 변모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즉, 금융권별 업무 상호진출이 점진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생각되는 종금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종금사가 유사한 은행이나 증권과의 합병을 통해서만 규모와 영업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종금사 발전방안도 은행, 증권과 합병을 유도하기 위해 합병전환 종금에 대한 지원을 하는 내용이 상당수 담겨있다. 증권 또는 동종업종간 합병을 통해 증권사로 전환하는 경우에는 종금업무를 5년간 수행할 수 있으나 단독으로 전환하는 경우에는 3년간만 허용된다. 종금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지점 수도 합병시에는 기존 점포의 2배까지 가능하지만 단독 전환시에는 기존 점포수만 인정된다.

또 합병 전환 종금사에게는 일정기간 적기시정조치 유예, 부실자산 또는 후순위채 매입 등을 지원하고, 희망할 경우 채권전문딜러로 우선 지정해 금리관련 선물업, 인수 및 시장조성 자금 지원, 한국은행의 우선 RP대상기관으로 지정해 자금조달 지원 등의 혜택을 부여하게 된다.

은행과 합병하는 경우에도 어음할인, CMA 등 단기금융업무 취급은 기간 제한 없이 허용하며, 기타 종금업무 취급허용은 6개월에서 5년 이상으로 변경된다. 또 필요시 적기시정조치의 유예, 부실자산 또는 후순위채 매입 등의 지원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종금사로 잔류를 희망하는 종금사에게는 겸영대상 증권업업무인 유가증권의 자기매매를 허가받지 않은 금호·경수·울산종금 등 지방 3사에 대해서도 추가로 허가해 주며, 기업자금조달기능의 활성화를 위해 증권업협회 규정인 협회중개시장 운영규정을 개정해 코스닥 등록업무를 취급할 수 있도록 했다.

투자신탁업무도 추가로 영위할 수 있도록 해 현재 채권형만 허용된 투자신탁업무를 주식형까지 확대 허용해 주며, 투자신탁업무의 운용과 판매 분리방향에 부응하고 투신업무의 전문성을 제고하는 차원에서 종금사의 투신운용사 설립을 허용키로 했다. 금감위는 종금사가 투신운용사를 별도로 설립할 경우 유가증권 인수과정에서 취득한 자산을 신탁계정에 편입하는 행위 등을 제한하기 위해 종금사의 투신업무를 운용회사로 이관토록 유도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종금사가 증권업무를 확대하고 있어 영업기반의 확충 및 타 금융권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 지점설치 제한을 완하해 BIS 자기자본비율을 충족한 종금사에게는 지점설치를 인가해 주며, 장기적으로는 지점설치를 인가제에서 사전신고제로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또 예금거래자의 일시적인 자금수요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현재 적격업체에 한해서만 허용되는 대출업무를 개인까지 확대 예금담보대출을 허용키로 했다.

■종금업계의 계획

금감위의 종금사 발전방안이 증권, 은행과의 합병을 통한 업종전환에 맞춰져 있지만 업종을 전환할 종금사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종금사들이 증권업무를 강화하는 등 증권업에 대한 관심은 크지만 굳이 증권사로 전환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발표가 종금사와 합병하는 증권 또는 은행에 혜택이 부여된 것이지 종금사에 ‘특혜’가 주어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

특히 단독으로 전환할 경우에도 3년 이후 종금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데 여수신 없이 종금사의 목표인 투자은행 업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증권사로 전환하는 것보다는 증권 자회사를 설립해 향후 추이를 살피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현재 증권사 전환이 가장 확실시 되는 곳은 금호종금 뿐이다. 금호종금은 증권사 전환시와 잔류시에 대한 비교 분석을 완료하고 증권사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내부적으로 확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초 증권사로의 전환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지목된 종금사는 아세아종금이었다. 아세아종금은 외자유치 추진과 함께 증권사 설립을 위해 작업을 진행해 왔다.

증권사 설립을 위해 증권전산과 업무협의를 진행하는 등 증권사 설립을 위한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었으나 증권사 발전방안 초안이 발표되면서 아세아종금은 방침을 증권사 설립에서 전환으로 변경했다. 그러나 최근 다시 증권업 진출에 대한 논의를 원점으로 되돌린 상태다. 이유는 종금업 라이센스를 포기하기에는 아쉬움이 남기 때문이다.

아세아종금 관계자는 “추가로 종금설립을 신청시 쉽게 인가를 해주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에 종금업에 대한 라이센스 가치는 상당히 크다”며 “종금처럼 다양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금융업이 없으며, 시장이 안정되면 오히려 종금사에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서둘러 증권사 전환을 결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증권 진출에 미련을 갖고 있는 중앙종금도 잔류를 결정했다. 그렇다고 증권업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증권사 설립을 추진한 것처럼 증권사 설립을 통해 증권업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중앙종금 관계자는 “금감원의 발전방안으로 인해 계획이 바뀐 것은 없다”며 “김사장에 대한 불신이 해소돼 이번 결산기에 자본잠식을 탈피한 후 종금을 모회사로 해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설립을 통해 투자은행으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앙종금은 지난해 센텔의 인수로 리스업 진출토대를 마련했고, 부산벤처기술투자의 인수로 벤처투자를 위한 창투업 진출까지 마무리 지었다. 중앙종금의 입장에서는 증권업만 진출하면 투자은행을 위한 모든 작업을 마무리 짓는 셈이다.

나머지 종금사들도 이미 잔류를 결정했다. 한국종금은 하나은행의 금융그룹 전략에 따라 잔류를 하게 되며, 한불종금은 소지에테 제너럴이 완전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리제트종금(舊 경수종금)에 이어 외국 종금사로 잔류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동양종금과 영남종금도 잔류하면서 증권업무의 강화를 통해 투자은행으로 변모하겠다는 방침을 굳혔다.

■신뢰도 회복 절실

대부분의 종금사들이 종금이라는 라이센스를 포기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보임에 따라 이제 종금업계는 얼마나 빠른 시일내에 유동성과 시장경쟁력을 확보하는냐가 향후 과제로 남게 됐다.

이와 관련 종금업계는 이번에 발표된 종금사 발전방안에 현재 종금업계의 가장 큰 문제점인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한 조치가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 못내 아쉬워하고 있다.

종금업계가 유동성 확보를 위한 대책을 필요로 하는 이유는 2001년 시행되는 예금자보호법 때문. 종금업계는 IMF 이후 21개 종금사가 퇴출되는 등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신뢰도 하락으로 인해 곤혹을 치렀다.

이로 인해 2001년부터 2000만원까지만 예금이 보호됨에 따라 10월 이후 예금이탈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최근 나라종금이 영업정지되면서 종금사 개별적인 문제와 상관없이 전체 업계가 유동성 확보에 대한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문제는 유동성 확보를 위한 특별한 방법이 없다는 사실이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서는 여신을 줄이거나 수신을 늘리는 방법밖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 여신을 줄이면 對기업관계에 있어 치명타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무조건 수신을 늘리기에는 여신처를 찾기가 수월치 않기 때문에 역마진 발생에 대한 우려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종금업계는 유동성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금융당국의 특단의 조치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종금업계가 유동성 확보를 위한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이미지 제고를 통한 신뢰도 확보이다. 신뢰도만 확보된다면 유동성을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미지 제고를 통해서 주요 수신자인 기업과 거액 예금자에 대한 인식을 바꿔 안정적인 금융기관이라는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앙종금등이 문화사업과 이미지 광고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도 바로 회사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이다.

종금업계는 아직 유동성에 문제는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유동성 위기는 지금이 아닌 3/4분기 이후에 본격적으로 대두된다는 점에서 대응책 마련에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종금업계는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상반기중 신뢰도 확보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실정이다.

또 치열한 경쟁체제에서 종금사로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시장경쟁력 확보도 절실하다. 금감위가 경쟁을 위한 틀을 마련해 주었기 때문에 종금업계는 이에 맞는 위상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 즉 조직과 인력의 구축에 힘을 써야 한다.

오랜 숙원들이 대부분 해결되는 추세에 있어 이제는 더 이상 정부에 대안마련을 요구하기도 여의치 않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생존의 길을 모색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2000년 이후에도 종금사가 금융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유동성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신뢰도 확보와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김성욱 기자 wscorpio@kf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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