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관계자들은 해외 대주은행들이 아직까지는 떼지어 달려들지 않고 돈을 빌려줄 은행과 조건들을 고르고 있는 분위기이며, 다만 지난주 대우 외채협상이 마무리됨에 따라 그동안 대우에 자금을 물려 ‘괘씸죄’를 걸고 있던 일부 해외은행들이 ‘한국물 장사’에 가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반영 우량은행들을 중심으로 오는 4월 10일 외채상환 이후에는 외화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금리도 대폭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내세워 조달금리를 다소 타이트하게 가져가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국내은행 중 최초‘라는 타이틀과 함께 2억달러 차입을 위한 주간사 선정을 완료했다고 아예 공식적으로 밝혔다. 어레인저 그룹에는 스미토모외 일본계은행 2개, 유럽계은행 4개, 싱가포르은행 2개, 호주은행 1개등 총 10개기관이 참여. 지난주까지만 해도 8개 기관이 참여의사를 밝혔는데, 그사이 2개 기관이 늘어났다.
신한은행은 이들 주간사들이 전액 언더라이팅하기로 함에 따라 사실상 차입이 완료된 셈이며, 어레인저로 참여한 기관들이 워낙 많아 주간사들외에 단순히 딜에 참여하는 기관들은 많지 않다는 분석.
한미은행도 BOA, 스탠더드채터드, 아랍뱅크PLC등 3개 기관이 1억5천만달러를 전액 언더라이팅하는 조건으로 기채를 주선키로 해 자금조달에는 별 문제가 없으며 내친김에 최대 2억달러까지 기채금액을 끌어올리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2억달러 규모 만기 1년물 차입을 추진중인 하나은행도 이번주 보스톤은행, DBS, KBC등 3개 기관에 맨데이트를 발급하고, 기채에 본격 뛰어들었다. 보스톤이 1억달러, DBS와 KBC가 각각 5천만달러씩 주선한다. 시장에서는 맨데이트 금리를 130bp안팎으로 추측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은행권중 처음으로 2년만기 기채를 추진중인데, 지난주 재경부에 차입신고를 마치고 씨티뱅크와 스탠더드채터드를 주간사로 선정, 내달 중순까지는 차입을 마칠 계획. 만기를 1, 2, 3년으로 다양화 해 최대 5억달러까지 차입하는 방침을 구상중인 주택은행도 최근 해외 은행들에게 인비테이션을 보내고 프로포절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주택은행은 만기1년 120bp, 2년 135~140bp 수준안팎의 스프레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올들어 단기금리는 대략 20bp안팎 떨어지는 등 하락추세에 있으나 중장기 금리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며 “한국물 수요가 몰리고 있지만 뚜렷한 상승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진우 기자 rain@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