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측의 이번 성명발표는 대등 합병임에도 불구 수적 열세 등으로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장은출신 직원들의 박탈감과 반발을 더욱 확대시킬 소지가 큰데다, 은행안팎에서 주총을 앞두고 힘겨루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까지 낳고 있어 적지 않은 후유증이 우려되고 있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 노조는 성명을 통해 “합병이후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장은출신 직원들이 끊임없이 집단적 모임을 구성해 사사건건 은행의 조직문화를 모함하고, 심지어는 지난해 6월 상위직급 명퇴와 상담역 배치에 대해 경영진에게 노골적으로 반발하면서 법적소송까지 제기, 대외신뢰도를 떨어뜨리면서 최고경영자를 향한 인간적 모독까지 자행해 왔다”며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장은출신 직원들을 비난했다.
노조측은 아울러 “이사회의장을 중심으로 한 장은출신 임원들이 그룹화 해 은행경영에 엄청난 걸림돌이 되고 있다” 며 장은출신 임원들을 정면으로 겨냥하면서 “오의장을 비롯한 장은출신 임원들은 국민은행의 자산 중 장은인수 부분의 부실에 책임을 지고 즉각 퇴진하라”고 요구했다.
노조측은 또한 “장은출신 임원, 부장들은 장은출신 직원들에 대해 그룹화하려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만일 이같은 요구가 이행되지 않을 경우 제2의 ‘직급조정 투쟁’을 전개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노조측의 이같은 요구에 대해 장은출신의 한 직원은 “합병 이후 화학적 융화가 이루어지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인 상태에서 노조측이 너무 과민반응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대다수 장은출신 직원들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장은출신의 한 간부도 “장은출신 입장에서 보면 성명서 내용이 모두 자기를 겨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라며 “외부에서 이같은 사태를 어떻게 바라볼지를 생각해서 좀 더 신중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씁쓸해 했다.
이진우 기자 rain@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