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현물시장에서의 리스크를 헷징하는 게 선물시장의 기능이지만, 선물시장 활성화라는 차원에서 볼 때 먼저 투기적인 차익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는 게 필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환율이나 금리 변동이 차익거래를 발생시킬 만큼 눈에 띄는 변동성을 지니고 있느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대부분이다. 특히 IMF사태 이후 거시경제 여건이 다소 안정되면서 금리 변동성이 크게 줄어 시장 참여 유인이 줄어들었다는 분석. 최근 거래규모 면에서 세계 2~3위권을 기록하고 있는 주가지수선물과 비교할 때 변동이라는 표현 자체가 무색할 정도다.
또한 지난달 금리 조작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것으로 계기로 고시금리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10개 증권사가 증권협회에 제시하는 결제 금액을 평균해 금리를 결정하고 있는데, 이는 증권사들에게 강제로 의무를 부여한 것이라 왜곡의 소지가 있다는 것. 이에 대해 은행 관계자는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처럼 IDB(딜러간 브로커)를 비롯해 금리 결정을 담당하는 전문기관을 두고, 이를 바탕으로 속히 채권시가평가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CD선물은 물론 29일 상장되는 국채선물의 경우에도 현금결제방식을 택하고 있어 금리 결정의 투명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대우사태 이후 거의 얼어붙은 CD와 채권 등의 현물거래 활성화가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CD현물의 경우 지난 7월부터 순발행이 큰 폭으로 줄어들기 시작해 이달에는 총발행 잔액이 현재 8~9조원대에 머물고 있을 뿐 아니라 그 대부분도 은행과 증권사 창구에서 개인에게 판매하고 있어 시장에서의 유통이 거의 없는 상태. 국채의 경우도 최근 발행 증가에도 불구하고 장내 국채전문시장은 물론 장외시장까지 크게 위축되고 있어 국채선물 상장이 선물시장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을 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정훈 기자 futures@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