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연합회가 기준이 모호한 자료를 정확한 검증도 없이 언론에 흘려 종금권의 피해가 늘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지난 8월말 채권금융기관회의에서 ‘대우계열 금융기관 여신현황(CRT기준)’ 분석결과 종금사들의 대우계열 여신총액이 2조5천4백41억원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자료는 종금업계의 실질적인 부담이 아닌 CP중개까지 포함한 수치로, 순수 신용부담액은 극히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발표 이후 상대적으로 대우계열 여신이 큰 것으로 나타난 종금업계는 하루 평균 2천억원씩에 달하는 예금이 빠져나갔다고 종금협회는 밝혔다.
4천9백억원으로 가장 많이 물린 것으로 발표된 중앙종금의 경우 은행신탁계정이나 투신사수익증권 계정에 팔아넘긴 CP중개분을 제외한 순수신용부담액은 2백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4천7백억원이 뻥튀겨진 셈이다.
4천4백21억원을 물린 LG종금도 실질적인 부담이 아닌 CP중개분을 제외한 순수 부담액은 4백73억원에 불과하다. 상황은 동양종금도 마찬가지다. 동양은 CRT자료상에 2천8백32억원의 여신이 잡혀 있지만 순수 부담액은 지급보증 4백억원, 어음할인 3백억원등 총 7백억원으로 나타났다. 2천7백96억원으로 집계된 아세아 종금도 중장기 대출 2백억원, 지급보증 1백억원등 실제로 책임져야 할 여신은 3백억원에 불과하다.
종금업계 관계자는 “순수 부담액만 따지면 금융권에서 가장 낮은 비율이다”며 “정확한 설명도 없이 자표가 발표된 탓에 애꿎은 피해만 입고 있지만 은행연합회에서는 자신들에게 불똥이 튀까봐 쉬쉬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신익수 기자 soo@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