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은행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삼성증권과 한빛은행의 전략적 제휴를 시작으로 신한증권과 신한은행, 일은증권과 제일은행, LG증권과 경남은행, 교보증권과 주택은행 등 다수의 증권사가 은행과 제휴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양측이 제휴를 맺은 업무는 주식거래 대금의 자동이체, 계좌개설 대행, 실명확인 대행 등에 불과한 상태지만, 이들 부분에서도 보완해야 할 문제점들이 상존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중 가장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부분은 은행과 증권사간 시스템의 안정성 문제. 지금까지 제휴 서비스 준비를 마친 증권사와 은행의 업무 흐름으로 볼 때, 은행 지점과 은행 전산센터, 증권사의 전산센터 사이의 복잡한 연계가 아무런 문제없이 유지될 수 있느냐 하는 점이 관건이다. 만약 어느 한 부분이라도 문제가 생길 경우 증권사 고객이 매매와 관련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LG증권 마케팅팀 관계자는 "이 서비스의 이용자가 크게 증가할 경우 제때 거래대금이 아무런 문제없이 자동이체될 수 있을지 우려된다"며 "아직 시스템과 관련해 보완해야 할 기술적 문제들이 있을 것"이라 말했다. 또한 고객의 예수금은 은행 계좌에서 관리하도록 돼 있어 고객이 HTS나 ARS로 주식매매 주문을 낼 경우, 증거금 체크를 위해 별도로 은행 잔고를 확인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업계 최초로 서비스에 들어간 신한증권의 담당자는 "신한증권의 경우 제휴영업부와 콜센터에서 ARS와 HTS로 매매주문을 받거나 은행통장 잔고확인 등을 해주고 있어 시스템상 문제가 있으면 즉시 문의할 수 있으며, 은행에 나가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다"며 "현재 콜센터 요원이나 제휴영업부 직원수를 지속적으로 보충하고 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대우증권은 내달부터 증권사 객장에 주택은행의 CD기를 설치해 잔고 확인이나 출금의 불편함을 줄이겠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같은 제휴가 증권사와 은행 모두에 어느 정도의 수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느냐는 점이 미지수로 남아있다. 즉 증권사의 경우 고객 확보 차원에서, 은행의 경우 새로운 수익원이란 차원에서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올지 검증되지 못했다는 문제 제기이다.
한편 이미 한빛, 경남, 부산은행 등과 제휴를 발표한 삼성증권의 경우 원장이관이 완료되는 9월 이후에나 서비스 실시가 가능할 전망이며, 기업은행과 체결한 대우증권도 다음달로 일정을 잡고 있어 고객 편의보다는 홍보 효과에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도 제기되고 있다.
이정훈 기자 futures@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