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계에 따르면 리젠트사는 증권사를 비롯 종금, 보험등 국내 금융기관들에 제안서를 보내 최근 진행되고 있는 국내 금융기관 인수를 위해 역외펀드를 모집하고 있다며 이 펀드에 투자할 것을 요청했다. 이 제안서는 국내 투자자뿐 아니라 외국계 투자가들에게도 전달 된 것으로 알려졌다. 리젠트는 제안서에서 한국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강조하고 1백만달러 단위로 투자할 것을 권유했다.
그러나 이에대해 국내 금융기관들은 국내 금융기관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면 직접투자해도 되는데 굳이 리젠트사의 펀드에 가입할 이유가 없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투자가들은 또 리젠트가 국내에 1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공언해놓고 국내 금융기관들에게 투자자금을 모집하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특히 리젠트사의 동유럽펀드에 가입했다가 갈등을 빚었던 금융기관들에게도 제안서가 전달되자 해당 금융기관들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 "무슨 의도로 제안서를 보냈는지 종잡을 수가 없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리젠트사가 대한투신에 인수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은행에 이어 대형 투신사도 헐값에 외국으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리젠트사가 펀드를 만들어 부실기업을 인수, 비싼 가격으로 되파는 방법으로 급성장한 점을 감안하면 대한투신의 자본잠식등을 빌미로 상당히 낮은 가격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투신사 한 관계자는 "대한투신의 실질적인 대주주인 정부가 투신사 구조조정이란 명분에 떠밀려 낮은 가격으로 대한투신을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최근 상당한 이익을 내면서 조기정상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저가에 대형투신사를 넘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투신업의 중요성을 감안, 투신사를 인수하는 외국사에 대한 재무구조등에 대해서도 면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호식 기자 park@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