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재경부가 공포한 `증권사 설립 및 외국증권사의 국내지점 설치 허가를 위한 세부심사기준`에 국내 증권사 또는 계열증권사를 보유한 기업의 복수증권사 설립이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기준이 바뀌지 않는 한 증권사나 증권사를 보유한 기업은 위탁전문증권사 설립을 위한 최저자본금이 30억원으로 낮춰진다 해도 사이버증권사를 설립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재경부의 기준변경을 전제로 사이버증권사 설립을 적극 추진해왔던 LG, 대신, 동원증권등 증권사들은 증권업협회를 통해 사이버증권을 별도 법인으로 설립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현행 재경부 기준이 외국계 증권사의 경우 국내에서 증권사를 설립하는데 아무런 제한이 없어 역차별의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지금도 홈트레이딩시스템으로 사실상 사이버증권을 운영하고 있는 증권사들이 사이버증권사를 별도법인으로 설립하는데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앞으로 사이버시장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수수료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 이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기존 홈트레이딩을 통해 수수료를 인하할 경우 기존 영업점 고객들이 홈트레이딩으로 옮겨 수익이 감소하는 결과를 낳게 돼 별도법인을 통해 사이버고객층을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즉 기존 고객은 수수료 인하대신 질 높은 자료제공등을 통해 흡수하고 사이버고객은 저렴한 수수료를 통해 흡수한다는 것이다. 또 미국과 같이 사이버증권사가 큰 수익을 남기게 되면 이를 상장해 투자차익을 얻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재경부는 복수 증권사 설립을 허용하는 문제에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따라 증권사들은 복수증권사 설립이 허용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일반법인등이 설립하는 사이버증권사를 프랜차이즈 형태로 활용하는 방법과 대주주가 되지 않는 방식으로 외국계등과 합작사를 설립하는 방안등을 검토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방식이란 증권사가 기존 영업점처럼 전산시스템이나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매매 수수료를 나눠먹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사이버증권을 별도법인으로 설립하는데 부정적인 시각도 여전하다. 수수료를 대폭 낮춰서는 수지를 맞추기가 어렵고 0.1~0.2%P의 수수료 인하로는 사이버 고객의 입맛을 맞추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보다 현재 최대 1만건 정도인 동시접속 수준을 높이는등 기존 홈트레이딩의 안정적인 서비스 체계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사이버증권사들이 설립돼 수수료인하 경쟁이 치열해 질 경우 기존 증권사들의 영업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특히 종합증권업이 가능한 대형사와 달리 지점 30~40개이하인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우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박호식 기자 park@kf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