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실적 개선이 재무 부담 완화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우건설이 연대보증·채무인수·자금보충으로 지원하는 단독사업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중 절반 이상(52.8%)이 올해 6월 말 기준 1년 이내 만기를 맞이하기 때문이다. 만기 시 대출 상환이나 차환이 차질을 빚을 경우, 약정 조건에 따라 대우건설이 채무를 떠안거나 자금을 보충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
총잔액 줄었지만…PF 신용보강 24% 증가
대우건설은 지난달 28일 진주혁신도시 오피스텔 신축사업 유동화대출(ABCP) 1425억 원에 신용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대우건설이 시행사의 부족한 사업 자금을 메워 주는 자금보충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면 채무를 대신 떠안는 조건이며, 보증기간은 6개월이다. 이날 공시 기준 채무보증 총잔액은 11조 4695억 원으로 지난해 12월 15일 공시 시점 13조 4739억 원 대비 2조 원 가량이 줄었다.하지만 이를 우발채무 위험이 낮아진 신호로 해석하기는 이르다. 이전 공시의 총잔액에는 미사용 한도와 책임준공 미이행 시 채무인수 약정 일부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번 공시에는 세부 구분이 빠져 있어 총잔액 수치만으로 실제 재무 부담을 정확히 가늠하기 어렵다.
실제 재무 부담에 가까운 지표는 반기보고서상 PF 신용보강 규모다. 지난 6월 말 기준 대우건설의 PF 신용보강 규모는 2조 1785억 원으로 지난해 말 1조 7619억 원보다 24% 늘었다. 정비사업 보증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정비사업 보증은 4969억 원에서 1조 280억 원으로 5300억 원 이상 증가했다. 반면 기타사업은 소폭 줄었고, 컨소시엄 보증 역시 감소세를 보였다.
정비사업 보증은 통상 기타사업보다 위험도가 낮게 평가된다. 조합원 분양분이 많고 일반분양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미분양 리스크가 낮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의 늘어난 보증 상당수가 정비사업 물량이라는 점은 리스크 산정 시 감안할 대목이다. 다만 기타사업 PF 신용보강 중 브릿지론 비중이 42%에서 59%로 상승한 점은 유의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만기는 노들역 한 곳에 쏠려…차환 막히면 시공사 부담 가중
6월 말 기준 대우건설의 1년 내 만기 도래 PF 대출은 1조 1552억 원이다. 이 가운데 45%인 5150억 원은 서울 노들역 푸르지오 사업의 브릿지론 한 건에 집중돼 있다. 시행사 로쿠스가 빌린 돈이다. 만기 6개월 초과 ~ 1년 이내 구간의 대출잔액은 3월 말 2300억 원에서 6월 말 7530억 원으로 석 달 새 세 배 이상 늘었으며, 이 구간의 3분의 2 이상을 로쿠스 대출이 차지한다.해당 대출은 지난해 말 3300억 원에서 1850억 원 증액됐으며, 대출기간은 2026년 6월부터 2027년 6월까지다. 대우건설은 지난 5월 이 사업에 5500억 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결정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6월 차환 과정에서 사업비와 토지보상비 등이 추가되면서 신용보강 규모도 5500억 원으로 확대됐다.
노들역푸르지오는 토지 명의 이전을 둘러싼 소송 등으로 사업이 장기간 지연됐으며, 그동안 착공하지 못한 채 대출 차환이 반복됐다. 한국기업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착공 예정 시점은 2027년 하반기로, 대출 만기가 먼저 도래하는 만큼 만기 전 추가 차환이 필요할 수 있다.
시행사의 재무 상태도 취약하다. 5월 공시 기준 본 사업 시행사인 로쿠스의 자산은 2748억 원, 부채는 5157억 원으로 자본총계가 -2409억 원인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매출 없이 해마다 200억 ~ 300억 원대 순손실을 냈고, 부채는 3년째 늘었다.
서울의 다른 사업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자양5-1구역 사업을 추진 중인 자양파이브PFV는 2025년 6월 실행된 대출 만기를 앞두고 지난 9월 이를 다시 차환했다. 총차입금 3200억 원 중 대우건설의 보증액은 1570억 원이며, 시행사의 자본총계는 -143억 원이다. 해당 사업장의 착공 예정 시점은 2028년이다.
대우건설 자체 현금 유동성도 넉넉한 편은 아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4879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은 9316억 원 적자를 나타냈다. 3분기에도 영업이익 1832억 원을 냈으나, 현금 유동성은 여전히 빠듯하다. 6월 말 현금성자산은 1조 4602억 원으로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약 1조 6005억 원)에 못 미쳤다. 3분기 말 현금과 단기금융상품을 합친 금액은 1조 5716억 원(잠정치)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행사가 차환에 실패하고 대출도 갚지 못하면, 약정에 따라 대우건설이 채무를 인수하거나 자금을 보충해야 해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부담이 한꺼번에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기업평가는 대우건설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로 유지하면서, 책임준공과 정비사업 보증 등 우발채무가 현금창출력 대비 과중하지만 우수한 분양성과 등을 감안할 때 단기간 내 대규모 부실로 현실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노들역 푸르지오와 자양5-1구역은 분양 수요가 높은 서울에 위치해 있으나 장기간 미착공 상태인 만큼 진행 경과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두경우 한국금융신문 전문위원 kwd122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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