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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병기 “쿠팡 조사 거부, 무겁게 본다”…조사 불응 제재·반복 담합 처벌 강화 [2026 국감]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10-12 15:43

조사권 막히면 경제적 약자 보호 차질…여야, 쿠팡 비판
플랫폼 독과점 규제 정비·소상공인 협상력 강화 추진

12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발언하는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사진=국회방송 유튜브 갈무리

12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발언하는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사진=국회방송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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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쿠팡의 현장조사 거부 사태를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조사권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집행체계 개편 방향도 제시했다. 조사 불응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고, 담합을 반복하는 사업자에게는 등록취소·영업정지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겠다는 것. 대형 플랫폼의 불공정행위에 대응하고 중소상공인의 협상력을 강화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위 국정감사에서는 쿠팡의 현장조사 거부와 이에 따른 법 집행 차질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주병기 위원장은 “이번 사태를 상당히 무겁게 보고 있다”며 “공정위에서 집행하는 대부분의 법률은 경제적 약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최후의 보루”라고 말했다. 이어 “공정위가 집행하는 법률이 집행되는 것의 가장 첫 출발점이 조사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공정위의 조사는 시장에서 사업자가 법을 위반하지 않고 영업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절차인 만큼, 조사 자체가 막히면 불공정행위를 적발하고 피해자를 보호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주 위원장은 “조사 권한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경제적 약자들의 최후의 보루인 공정거래법 집행이 불가능해진다”며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함으로써 얻어지는 법익이 무엇인지 불명확하지만, 인용으로 발생하는 공익에 대한 심대한 악영향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쿠팡은 공정위 현장조사에 불복해 집행정지를 신청했으나 서울고법은 지난달 이를 기각했다. 법원은 조사 결정으로 쿠팡에 발생할 불이익보다 효력 정지가 공공복리에 미칠 영향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여야 의원들도 쿠팡의 대응을 비판하며 국회 차원의 조치를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쿠팡이 공정위 법 집행을 무시할 경우 다른 유통업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정무위 결의문이나 위원장·여야 간사 명의의 논평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은 “미국 증시 상장이 우리의 법과 제도를 무시하는 특혜 면허가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유동수닫기유동수기사 모아보기 정무위원장은 현장조사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입법 검토를 제안했다.

조사 불응 제재 강화…반복 담합엔 영업정지 추진

주 위원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조사와 제재가 실제 법 위반을 억제할 수 있도록 공정거래 집행체계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조사 불응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는 동시에 조사절차의 투명성을 높이고, 과징금 등 경제적 제재 수준도 상향할 방침이다.

민생 분야에서는 반복적인 담합을 차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식재료·에너지·교육·주거 등 가계 부담과 직결되는 분야의 담합 감시를 강화하고, 기존 제재만으로 위반행위가 반복되는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주 위원장은 “고질적 담합을 근본적으로 뿌리 뽑기 위해 반복 담합 사업자에 대한 등록취소·영업정지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가격재결정명령의 법적 근거 마련과 담합 처분시효 연장도 추진한다.

또한, 불공정거래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지원하는 장치를 확충한다. 소송지원과 피해 예방을 위한 기금 신설, 분쟁조정통합법 제정, 손해배상소송에서 공정위 자료 활용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전속고발제 개편도 예고했다. 일정 수 이상의 국민과 중앙행정기관, 광역 지방정부가 수사기관에 직접 고발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하고, 광역 지방정부에 하도급·가맹·대리점 분야 조사·처분권을 부여하겠다는 계획이다.

플랫폼 규제 정비…경제적 약자 협상력 높인다

플랫폼 시장에서는 독과점 사업자와 입점업체·소비자 사이의 힘의 불균형을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주 위원장은 “굴뚝 산업 위주로 규정된 기존의 독과점 규제를 디지털 환경에 맞게 현대화할 필요가 있다”며 “독과점 플랫폼의 불공정행위로부터 입점업체와 소비자를 두텁게 보호하기 위한 디지털 분야의 입법 논의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오픈마켓·배달앱·숙박앱 실태조사를 통해 거래구조를 점검하고 필요한 제도 개선을 병행한다. 배달앱과 앱마켓, 반도체 등 디지털 분야의 독과점 남용행위에도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악용한 과장광고와 눈속임 상술 등 새로운 유형의 소비자 피해도 대응 대상이다.

경제적 약자가 거래 상대방과 협상할 수 있는 기반도 강화한다. 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특수고용직 등의 단체행동이 담합에 해당하지 않도록 공정거래법 체계를 개편하고, 가맹·하도급·대리점 분야에서 단체 구성과 협의가 실질적으로 이뤄지도록 제도를 정비한다.

아울러 이날 국감에서는 편의점 본부와 납품업체·가맹점 사이의 광고비 거래구조가 문제로 제기됐다. 이마트24는 지난해 전체 매출이 5.3% 감소한 반면 납품업체 대상 광고 매출은 19.7% 늘었다. 광고비 상위 납품업체 20곳 가운데 13곳이 주류업체였으며, 가맹점에 배분된 것으로 추산되는 금액은 광고 매출의 1.8%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형닫기김형기사 모아보기연 조국혁신당 의원은 판매장려금·판매촉진비와 달리 광고비에는 규모나 분담 비율에 관한 규정이 없어 납품업체에 부담을 전가할 유인이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판매장려금은 대형 유통업체가 가맹점과 일정 비율로 나누도록 돼 있고 판매촉진비는 납품업체의 부담 한도가 정해져 있지만, 광고비는 강요 행위만 금지할 뿐 규모나 분담 비율에 관한 규정이 없다는 것이다.

대기업집단에 대한 감시도 강화한다. 지정자료 허위 제출과 계열사 누락 등에 과징금 제도를 도입하고, 허위자료 제출로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에서 빠진 경우 미지정 기간에 발생한 사익편취 행위까지 규율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할 계획이다.

주 위원장은 “경제적 강자의 반칙과 착취행위에 엄정 대응함으로써 기업이 본업과 기술혁신에 오롯이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중소상공인과 소비자에게 기울어짐이 없는 공정한 운동장을 보장하기 위해 핵심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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