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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 클럽ʼ 앞둔 CJ프레시웨이, 곳간 비어가는 이유는

양현우 기자

yhw@fntimes.com

기사입력 : 2026-10-12 00:00

영업활동현금흐름 363억 적자…1년 새 812% ‘↑ʼ
운전자본 부담에 부채비율 급등…재무관리 경고등

‘4조 클럽ʼ 앞둔 CJ프레시웨이, 곳간 비어가는 이유는
[한국금융신문 양현우 기자] CJ프레시웨이가 3년 연속 매출을 늘리며 ‘4조 클럽’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외형 성장과 달리 현금 곳간 사정은 악화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의 적자폭이 확대된 가운데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크게 늘고 단기차입금까지 급증했다. 식자재 유통업 특유의 운전자본 부담에 마켓보로 편입에 따른 재무부담까지 겹치면서 현금흐름 관리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외형 성장 좋은데 현금은 줄었다

11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CJ프레시웨이의 외형 성장세는 숫자로 확인된다. 회사의 연간 연결 기준 매출은 2023년 3조742억 원, 2024년 3조2247억 원, 2025년 3조4810억 원으로 3년 연속 증가했다.

올 들어서도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이 1조757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외식 경기 둔화와 고물가 등 비우호적인 환경에서도 외형 확대를 이어간 셈이다. 이번 상반기 실적은 기존 식자재 유통사업을 기반으로 군 급식과 컨세션 등 푸드서비스 사업이 성장세를 이어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반기 실적이 상반기와 같은 흐름을 이어간다면 올해 연간 매출 4조 원 달성 가능성도 높아진다.

외형 성장과 달리 재무제표 현금흐름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기업의 실질적인 현금동원력을 나타내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4년 상반기 154억 원 흑자에서 2025년 상반기 39억8000만 원 적자로 돌아섰다.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363억 원 적자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가 약 812% 확대됐다.

현금및현금성 자산도 영향을 받았다. CJ프레시웨이의 상반기 말 연결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4년 1196억 원, 2025년 1011억 원에서 올해 715억 원으로 점차 줄어들었다. 특히 지난해 연말(1310억 원)과 비교하면 반년 만에 회사가 쥐고 있는 가용 현금이 약 45.4% 감소한 것이다.

영업현금흐름이 적자를 내고 금고가 비어가는 이유는 식자재 유통사업 특유의 ‘운전자본’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운전자본은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등 영업 과정에서 묶이는 자금을 의미한다.

식자재 유통업은 매출 규모가 커질수록 거래처에서 회수해야 할 매출채권과 물류센터 등에 확보해야 하는 재고자산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매출이 발생했다고 해서 곧바로 현금이 유입되는 것이 아닌 만큼 외형 확대 과정에서 현금이 운전자본에 묶일 수 있다.

2024년 상반기 재고자산 증가에 따른 현금 유출은 약 535억 원, 매출채권 증가에 따른 유출은 약 46억 원이었다. 2025년 상반기에는 이것이 각각 약 295억 원과 34억 원으로 줄며 운전자본 부담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들어 다시 부담이 커졌다. 재고자산 증가에 따른 현금 유출이 약 604억 원으로 한 해 전 같은 기간보다 105.2% 늘었고, 매출채권 증가에 따른 유출도 약 296억 원으로 771.2% 급증했다. 재고와 매출채권 증가만으로 약 900억 원의 현금이 영업 과정에서 묶인 셈이다.

식자재 유통업은 상품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거래처에 공급한 뒤 대금을 회수하는 구조여서 매출이 늘어날수록 재고와 매출채권에 자금이 묶이기 쉽다. 매출이 발생하더라도 실제 현금이 유입되기까지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확대와 함께 운전자본 부담이 다시 커지면서 영업활동현금흐름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부채 늘고 차입금도 증가…4조 클럽 시험대

운전자본 부담에 더해 기업 간 거래(B2B) 식자재 플랫폼 ‘식봄’ 운영사 마켓보로가 연결 자회사로 편입되며 재무부담은 한층 커졌다. CJ프레시웨이는 올해 3월 마켓보로 지분을 55%까지 끌어올리며 종속기업으로 편입시켰다.

마켓보로는 아직 수익성 측면에서는 부담이 남아 있는 회사다. 2025년 말 기준 마켓보로의 자산은 약 179억 원, 부채는 약 825억 원이다. 영업손실은 2024년 말 약 100억 원에서 2025년 말 약 28억 원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적자 상태였다. 마켓보로가 올해 연결 실적에 합산되면서 기존 재무제표의 자산·부채·자본 구조에 변화를 줬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부채비율의 상승이다. CJ프레시웨이의 부채비율은 2024년 말 276.61%에서 2025년 말 249.12%로 낮아지며 다소 완화되는 흐름이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마켓보로 편입 직후 외부 주주 몫인 비지배지분 약 710억 원이 자본에서 차감되며 부채비율이 303.3%까지 치솟았고, 상반기에도 260%대를 상회하며 재무안정성을 위협하고 있다. 마켓보로가 과거 발행한 전환상환우선주가 공정가치로 재평가되면서 약 840억 원 규모의 금융부채가 연결재무제표에 새롭게 얹어진 탓이다.

여기에 고정비 압박도 가해졌다. 자체 몰 ‘프레시엔’의 영업을 지난 8월 말 종료하고 ‘식봄’을 중심으로 온라인 사업을 키우는 과정에서 통합배송 체계 구축과 마케팅 등에 비용이 집중됐다.

비용의 성격별 분류를 보면 올해 상반기에만 운반비 약 858억 원, 지급수수료 약 693억 원, 광고선전비 약 5억 원 등 3개 항목에서만 1556억 원 이상이 지출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운반비가 33.9%, 지급수수료가 28.2%, 광고선전비는 29.2% 증가한 것으로 플랫폼 고도화를 위해 자금이 투입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본업의 운전자본 부담과 마켓보로 편입에 따른 재무부담이 겹치면서 단기차입금도 크게 늘었다.

CJ프레시웨이의 단기차입금은 2024년 말 약 714억 원에서 2025년 말 581억 원으로 축소되며 관리되는 듯 보였지만, 올해 상반기 1426억 원으로 다시 불어났다.

연매출 4조 원 달성을 향해 달려가는 CJ프레시웨이.

다만, 그러한 외형 성장을 현금 창출력 개선으로 이어갈 수 있느냐가 더욱 중요해진 국면이다. 운전자본 부담과 마켓보로 편입에 따른 재무부담이 겹친 상황에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면 명확한 청사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매출 확대에 따른 매출채권 증가와 하반기 시즌성 매출에 대비한 수입 재고 확대, 마켓보로 지분 인수 투자비용 집행 등으로 현금흐름이 다소 악화했다”며 “향후 수익성 강화에 기반한 지속 성장과 온라인 사업 성장 가속화를 통해 영업현금흐름을 제고하고, 차입금 감축 등 재무구조 개선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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