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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 "운전자금 활용 수단 B2B 결제로 확대 모색" [카드사 돋보기]

강은영 기자

eykang@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9-30 18:04

국내 중견기업 운전자본 조사…인지 높으나 활용 저조
SAP·로컬 ERP 연계 강화…기업결제 사용성·접점 확대

이미지=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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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강은영 기자] 비자가 법인카드를 기업의 단순 경비 결제를 넘어 운전자금 활용 수단으로 확장하며 B2B 결제 시장 공략에 나선다. 기업들의 법인카드 활용 수요가 높은 만큼 ERP 연계 등 결제 환경을 개선해 기업 간 카드 결제 접점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결제기술기업 비자(Visa)가 30일 운전자본 관리에 대한 미디어 세션을 진행했다. 이날 비자는 국내 B2B 결제 시장 전략과 함께 ‘2026년 국내 성장 중견기업의 운전자본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상윤 비자코리아 법인사업부 전무는 “국내 전체 카드 결제액 1000조원 가운데 기업 결제가 약 20%인 200조원 규모이고, 이 중 60% 이상이 B2B 결제로 이뤄지고 있다”며 “전체 기업 간 거래에서 카드로 결제되는 비중은 약 5~6% 수준으로 추산되는 만큼 현금 거래를 카드 결제로 전환할 가능성이 큰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법인카드 새 성장축으로…B2B 결제 영역 확대

법인카드는 일반적으로 직원들의 출장비나 소모품 구매 등 일상적인 경비 지출에 쓰는 수단으로 여겨지지만, 기업이 협력사에 원자재·물품 대금을 지급하거나 거래처 간 대금을 정산하는 기업 간 결제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비자는 한국의 법인카드 시장을 ▲규제환경 ▲시장동향 ▲카드발급사 등으로 나눠 분석했다. 규제 측면에서는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가맹점 수수료를 낮게 책정하는 한편, 중견·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카드사의 과도한 리워드 제공을 제한하고 있다.

이상윤 전무는 “가맹점 수수료와 리워드가 제한되면서 카드사 입장에서는 법인카드 사업의 수익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이에 국내 거래뿐 아니라 수수료와 환전(FX) 수익 등을 확보할 수 있는 해외 결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간 거래에서는 여전히 현금 결제가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일반적인 경비성 지출을 제외하면 실제 카드 결제 비중은 5% 미만으로 분석됐다. 법인카드 사용 대상도 임원이나 팀장급 등 일부 직급으로 제한되는 경우가 많고, 개인사업자 역시 사업자용 카드보다 개인 신용카드를 병행해 사용하는 사례가 대부분인 것으로 진단했다.

이 전무는 “개인 결제 시장은 이미 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영역이 상당히 넓어진 데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성장률도 둔화되고 있다”며 “반면 B2B 거래는 아직 현금 거래가 많기 때문에 카드사들이 법인 조직을 강화하고 현금 결제를 카드로 전환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윤 전무는 개인이 운전자금을 활용하는 것처럼, 기업 법인카드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이 카드를 사용하면 실제 대금은 30~45일 뒤에 결제하는 만큼 그 기간 동안 운전자금을 활용하는 효과가 있다”며 “기업도 법인카드를 단순한 경비 결제 수단이 아니라 운전자금을 활용할 수 있는 수단으로 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법인카드 필요성 알지만 활용은 저조…ERP 연동으로 접점 확대

실제 비자는 국내 기업들의 법인카드 활용 현황과 B2B 결제 수요를 파악하기 위한 설문조사도 진행했다. 조사 결과 기업들은 법인카드의 운전자금 활용 효과를 인지하고 있었지만, 실제 사용으로 이어지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카드 결제 후 대금이 정산되기까지 현금을 활용할 수 있는 ‘결제유예 효과’를 알고 있다는 응답은 90%에 달했다. 반면 국내 거래에서 법인카드를 전혀 사용하지 않거나 결제 비중이 10% 미만인 기업은 51%를 차지했다.

기업 간 카드 결제가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로는 계좌이체·현금송금 등 기존 거래 관행이 가장 많이 꼽혔으며, 고액 카드결제에 대한 낮은 인지도와 가맹점 수수료 부담 등이 뒤를 이었다. 이러한 제약이 해소될 경우 카드 도입이나 사용을 확대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88%였다.

이 전무는 “기업들이 법인카드를 통한 운전자금 활용 효과는 이미 상당 부분 인지하고 있지만 실제 사용으로 이어지지 않는 간극이 있다”며 “기존 현금 거래 관행이나 수수료 부담, 고액 결제가 어렵다는 인식 등이 법인카드 활용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ERP에서 송금과 카드 결제를 함께 처리하는 ‘임베디드 페이먼트’에 대한 수요도 높았다. 관련 개념을 알고 있다는 응답은 38%였지만, 제약 해소 시 도입 의향은 91%에 달했다. 도입 이후 법인카드 결제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응답도 78%였다. AI 재무자동화의 경우 기업의 54%가 이미 활용하고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응답은 6%에 그쳤다.

이상윤 전무는 “기업이 기존에 사용하는 ERP 안에서 송금뿐 아니라 카드 결제까지 할 수 있다면 사용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며 “글로벌에서는 SAP와 협업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로컬 ERP 업체들과 기업들이 보다 쉽게 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자는 이러한 인지-실행 갭 해소를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가고 있다. 해외 거래에서 법인카드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국내 수출 기업이 해외 바이어로부터 수출 대금을 법인카드로 지원하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여기에 기존 시스템과 연동 및 사용성을 높이는 방식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 8월 비자는 SAP 코리아와 기업 디지털 전환 및 B2B 결제 혁신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비자는 국내 로컬 ERP 업체들과 연계해 법인카드가 다양한 재무·구매 시스템 안에서 B2B 결제 수단으로 폭넓게 쓰일 수 있도록 사용 확장성을 확대하고 있다.

이상윤 전무는 “B2B 결제 시장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카드 발급사뿐 아니라 실제 카드를 사용하는 기업들의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며 “카드를 단순한 경비 지출 수단이 아닌 운전자금 활용 수단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기업들과 소통을 확대하고, 카드사와 ERP 업체 등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과 협업해 기업들이 보다 쉽고 편리하게 카드 결제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eyk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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