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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 확대’ 하림, 환율에 발목…현금흐름 개선 ‘숙제’

양현우 기자

yhw@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9-02 09:37

매출·영업이익 늘었지만 당기순이익 62% 감소
4000억 육박 단기차입금에 현금흐름 ‘경고등’

하림지주 본사 전경. /사진=하림지주

하림지주 본사 전경. /사진=하림지주

[한국금융신문 양현우 기자] 하림이 올해 상반기 외형과 영업이익 확대를 이뤄내고도 고민에 빠졌다. 환율 변동성으로 인해 순이익이 반토막 난 데다, 영업활동현금흐름마저 전년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여기에 4000억 원대 단기차입금 부담이 겹치며 하반기 재무건전성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육계 영업익 40% 급감…순이익도 줄었다

2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하림의 연결기준 매출은 7537억 원, 영업이익은 28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2%, 8.4% 증가했다. 표면적으로 봤을 때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다르다.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인 육계 부문(식육용의 닭)에서 매출이 574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40.2% 감소한 215억 원에 그쳤다.

육계 부문의 외형 확대는 판매량 증가가 아닌 닭고기 산지 가격 상승에 기인했다. 올해 상반기 신선육 판매량은 8만4894t으로 전년 동기보다 1% 정도 줄었으나, 1kg당 평균 판매가격이 4392원으로 8.5% 뛰며 전체 매출을 견인했다.

닭고기 가격 급등은 지난해 말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종란과 병아리가 대량 폐기되면서 촉발된 수급 불균형 때문이다. 실제로 육계 산지 평균 구매가격은 2394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0% 치솟았다. 특히 하림은 필요 생계 물량의 80~95%를 외부 계약 사육 농가에서 조달하고 있어, 산지 구매 단가와 제조 원가가 오르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본업의 원가 압박에 더해 영업 외적인 금융손실까지 겹치며 올해 하림의 상반기 순이익은 12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2% 감소했다. 하림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말 환율 변동에 따른 금융손익의 변동성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하림은 배합사료 제조에 필요한 옥수수, 소맥, 대두박 등 주원닫기주원기사 모아보기료를 미국과 브라질 등에서 전량 직수입해 조달하고 있어, 환율 변동에 취약하다. 올해 상반기에만 곡물 매입에 1238억 원을 썼다.

하림은 올해 상반기 외화 자산과 부채를 원화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57억 원의 외화환산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외화환산이익은 2400만 원에 그쳤다. 외화환산이익으로 65억 원을 벌어들였던 지난해 상반기와 정반대다. 지난해에는 환율이 순이익을 끌어올렸지만, 올해는 오히려 순이익을 깎아내린 셈이다.

환율에 민감한 이유는 달러화로 빌린 돈 자체가 적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림의 달러화 단기차입금은 약 8891만 달러(1370억 원)에 달한다. 달러 가치가 오르면 같은 달러 빚을 갚더라도 필요한 원화가 늘어난다. 단순 계산으로 달러/원 환율이 10% 오르면 해당 달러화 차입금의 원화 환산액이 약 137억 원 증가한다. 그만큼 환율 변동이 하림의 손익과 재무상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4분의 1 토막 난 현금흐름…돌파구는 본업 강화

수익성 악화와 함께 현금창출력도 둔화됐다. 하림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약 10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약 74.2% 감소했다. 이처럼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유입이 줄어든 상황에서, 1년 내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은 3993억 원으로 6.9% 늘었다.

차입 규모가 어느 정도의 부담인지는 회사의 유동성 지표를 보면 명확해진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하림의 유동부채는 5519억 원인 반면, 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은 4138억 원 수준이다. 유동비율이 75% 수준으로, 100%를 밑돌고 있는 것이다. 현금 창출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보유 현금마저 부족하다 보니, 빚을 갚기 위해 또 다른 단기 빚을 끌어와야 하는 차입 구조 단기화의 악순환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하림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1500원을 웃도는 고환율이 지속됨에 따라 외화차입금 결제 만기를 연장했고, 이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외화 단기차입금이 증가해 유동비율이 하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환율 변동 추이에 맞춰 외화차입금을 순차적으로 상환해 유동비율 및 재무건전성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외환 손실에 대해서도 하반기 반등을 예고했다. 회사 측은 “하반기에는 달러/원 환율 하락으로 수입 대금 결제 시 환차익이 발생해 외환 손익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와 함께 환율 변동성 위험을 낮추기 위한 환헤지 등 회사 차원의 대응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하림은 녹록지 않은 대내외 환경을 타개하기 위해 가공식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유통망을 넓히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원가 변동성이 큰 단순 신선육 판매만으로는 외부 리스크를 방어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수익성이 높은 HMR(가정간편식) 신제품과 판매처 확대로 현금 창출구를 다각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그 일환으로 하림은 이날 기존 온라인몰 위주로 판매하던 특수부위 HMR 제품인 ‘별미요리’ 3종(두루치기, 오리지널·주꾸미 닭갈비)을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GS더프레시’에 입점시키며 오프라인 고객 접점을 대폭 넓혔다. 지난 25일에는 1~2인 가구를 겨냥해 편의점 전용 닭가슴살 2종(청양고추·허브갈릭)을 새롭게 선보이는 등 유통 채널 지배력을 키우고 있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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