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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각' 하이닉스 vs ‘배당’ 삼성전자…반도체 이익, 오너에게는 어떻게 돌아가나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8-31 17:03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최태원 SK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최태원 SK 회장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반도체 호황으로 벌어들인 이익을 주주들에게 돌려주고 있지만, 오너 일가에 미치는 효과는 엇갈린다. SK하이닉스는 40조 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취득해 전량 소각하는 방식으로 SK스퀘어의 지분율을 높이는 반면, 삼성전자는 배당을 통해 오너 일가와 삼성물산에 현금이 돌아가는 구조다. 같은 주주환원이라도 지배구조에 따라 오너에게 돌아가는 실익과 지배력의 효과가 달라지는 셈이다.

소각하는 하이닉스…SK 오너에게 지배력

SK하이닉스는 향후 3개월간 40조 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취득해 전량 소각할 계획이라고 지난 19일 발표했다.

자기주식 소각을 통한 주주환원은 SK그룹이 SK하이닉스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유리한 방식이다. SK하이닉스는 'SK㈜→SK스퀘어→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중간지주회사인 SK스퀘어는 공정거래법상 SK하이닉스 지분율 20%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6월 말 기준 SK스퀘어가 보유한 SK하이닉스 지분율은 20.5%다. 지난 7월 SK하이닉스의 미국예탁증서(ADR) 발행 이후 20.0002%로 법적 의무비율을 아슬아슬하게 충족한 것으로 추산된다.

자기주식 소각이 이뤄지면 SK스퀘어의 지분율은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자사주가 소각되면서 전체 발행주식 수가 줄어드는 반면 SK스퀘어가 보유한 주식 수는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40조 원 규모의 자사주를 전량 소각할 경우 SK스퀘어의 지분율은 약 20.68%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산된다. SK스퀘어가 추가로 SK하이닉스 주식을 매입하지 않고도 지분율을 20% 이상으로 안정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셈이다.

또 다른 주주환원 방식인 배당의 경우, SK 오너 입장에서는 직접적인 수혜가 크지 않다.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회장은 SK㈜ 지분 17.9%를 들고 있다. SK스퀘어 주식은 직접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SK하이닉스는 지난 7월 말 48억 원어치(지분율 0.0005%)를 첫 매수한 게 전부다. SK하이닉스가 40조 원을 전부 배당한다고 가정해도 최 회장이 직접 받는 금액은 미미하다. 최 회장이 SK하이닉스 배당의 실질적인 수혜를 받으려면 SK스퀘어와 SK㈜가 받은 배당금을 다시 주주에게 배당해야 한다.

SK하이닉스는 향후에도 자기주식 소각에 힘을 준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최근 주주환원 규모를 2025~2027년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이내’에서 ‘50% 이상’으로 확대했다. 자기주식 취득·소각과 현금배당을 병행하고, 고정배당과 특별배당을 포함한 배당 확대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배당 택한 삼성전자…오너 일가엔 현금 수혜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와 달리 배당 중심의 주주환원 구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회사는 올해 최대 110조 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3분기 말 약 30조원의 현금배당이 예정된 가운데, 나머지 환원 재원 역시 특별배당을 중심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근거는 삼성전자 지배구조에 있다는 것이다.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회장 등 오너 일가는 삼성전자를 △삼성물산(5.1%)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금융관계사(10%) △오너 일가 직접 보유지분(4.4%) 등 크게 세 가지 축으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금융관계사는 비금융 계열사 지분 10%를 초과하지 못하는 금산법 규제를 받는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소각하면 삼성생명·삼성화재의 지분율이 올라가는 만큼 초과분을 매각해야 하는 구조다. 실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올해 3월에도 삼성전자 자사주 소각에 따른 지분율 상승을 막기 위해 약 1조5000억 원 규모의 지분을 처분했다.

오너 일가 입장에서도 배당이 실익이 크다는 분석이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1.25%), 이재용 회장(1.69%),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0.73%),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0.08%) 등이 지분율에 따라 현금 지급을 받을 수 있다. 삼성물산 역시 삼성전자 지분 5.11%를 보유하고 있어 배당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는다. 오너 일가가 직접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에서도 배당금이 발생하는 만큼, 삼성전자의 배당 확대는 오너 일가와 그룹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현금 확보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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