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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직장인의 고민, 역할보다 역량이 먼저 늙어서는 안 된다 [홍석환의 커리어 멘토링]

홍석환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 2026-07-23 05:00

AI 시대, 나는 어떤 사람으로 남을 것인가?

40대 직장인의 고민, 역할보다 역량이 먼저 늙어서는 안 된다 [홍석환의 커리어 멘토링]

40대는 직장에서 가장 애매한 나이다.

20~30대처럼 배우기만 하는 시기는 지났고, 임원처럼 방향을 제시하는 위치도 아니다. 실무를 가장 잘 알아야 하고 담당 조직을 이끌고 책임져야 한다. 성과를 내야 하고 후배도 키워야 한다. 회사의 변화도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서 40대를 조직의 허리라고 한다.

지금 40대가 겪는 변화는 과거 어느 세대보다 크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보고서를 출력해 결재를 받았고, 회의를 위해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엑셀만 잘해도 일을 잘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금은 다르다. AI가 회의록을 정리하고, 보고서 초안을 작성하며, 데이터를 검색하고 분석한다. 번역은 물론 발표 자료까지 만들어 준다.
세상은 더 빠르고, 더 복잡하며, 더 불확실하게 변하고 있다. 경험이 경쟁력이던 시대에서 새로운 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배우고 활용하느냐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로 바뀌었다.

직장인 40대라면, 조직과 구성원의 성장, 그리고 성과를 이끄는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어떤 역량이 필요할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학습 역량이다. 배움을 멈추는 순간 성장은 멈춘다.

다음은 디지털 활용 역량이다. AI를 개발할 필요는 없지만 업무에 활용할 줄은 알아야 한다. AI는 경쟁자가 아니라 업무의 파트너다. 이를 적극 활용하는 사람의 생산성은 시간이 갈수록 더 높아질 것이다.

여기에 문제 해결 능력과 의사소통 역량도 필수다. 갈등을 조정하고, 사람을 격려하며,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문제의 본질을 찾아 해결하고, 내·외부 구성원으로부터 신뢰를 얻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마지막은 변화를 수용하고 실행 과제를 만들어 선도하는 자세다. 변화는 피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변화 자체가 아니라 변화를 받아들이는 태도다. 낯설다고 거부하기보다 적극 활용해 성장과 성과로 연결하는 사람이 결국 앞서간다.

역량은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매일 조금씩 쌓아야 한다. 독서, 전문가와의 만남, 교육, 강의 수강, 자기 학습 등 배우는 일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즐겨야 한다.

한 제조기업의 생산1팀장은 AI로 불량 원인을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처음에는 거부했다.
"품질은 직접 보고 만지고 검사하는 일의 반복이다. 30년 경험이면 충분하다."
반면 옆 팀의 생산2팀장은 매일 데이터를 분석하고 AI의 결과를 현장과 비교했다. 몇 달 뒤 생산2팀의 불량률은 눈에 띄게 낮아졌다.

AI는 경험을 대신하는 기술이 아니다. 경험을 더욱 빛나게 하는 파트너다. 새로운 기술을 두려워하기보다 업무에 적용하여 활용할 때 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

반대로 역할과 역량을 키우지 않는 40대도 있다.
'이 분야에서는 아직도 내가 최고다.' 또는 ‘이 나이에 무엇을 배워’라는 생각에 머무른다. 최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배우고 실천한다면 존경받을 수 있다. 그러나 말만 앞서고 행동이 없다면 경쟁력은 점점 약해질 수밖에 없다. 근속으로 직급은 높아질 수 있지만 영향력은 오히려 줄어든다. 나이가 드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생각이 늙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이제 40대는 50대를 준비해야 한다.

50대는 축적된 지식과 경험만으로 인정받는 시대가 아니다. 사람을 키우고 조직을 성장시키며, 변화를 이끌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이 존경받는다. 언제 이런 역량을 쌓을 것인가? 한 순간에 이러한 역량을 강화할 수 없다.

AI가 많은 일을 대신하는 시대일수록 사람만이 가진 지적 역량과 인성적 역량의 가치는 더욱 커진다.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 위에 새로운 기술을 더해야 한다.

첫째, 자신의 전문성을 끊임없이 확장해야 한다. 자신의 업무를 더 빠르고 더 정확하게 수행하는 수준을 넘어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일하는 방식을 혁신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개인의 업무 개선을 넘어 사업의 성과와 연결되는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둘째, 직책의 권위나 익숙한 관행에 안주하지 말아야 한다. 시장과 고객의 요구를 직접 확인하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현장을 모른 채 지시하는 리더보다 현장에서 질문하고 함께 답을 찾는 리더가 더 큰 신뢰를 얻는다.

셋째, 혼자 잘하는 사람보다 함께 성장시키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뛰어난 리더 한 사람이 만드는 성과에는 한계가 있다. 중요한 과제를 적임자에게 맡기고, 동기를 부여하며, 과정 속에서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을 때 조직은 더 크게 성장한다.

40대는 인생의 반환점이 아니라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출발점이다.

직급과 직책이 역할은 정해 줄 수 있다. 그러나 역량은 오직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오늘도 배우기를 멈추지 않는 사람이 50대에도 더욱 필요한 사람이 된다. 그리고 그 사람은 직장에서는 믿고 맡길 수 있는 리더로, 가정에서는 든든한 버팀목으로, 사회에서는 오래도록 존경받는 롤모델로 기억될 것이다.

[필자 홍석환은] 고려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했고 인사조직 박사과정을 마쳤다. 삼성 비서실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으로 일했고 GS칼텍스 인사기획·조직문화팀장을 거쳐 임원이 되어 KT&G 인재개발원장을 맡았다. 인사혁신처·서울시·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포스코 등 정부기관과 민간기업에서 인사·조직 관련 자문과 강연을 꾸준히 해 2024년에 명강사 대상을 수상했다. 어서와~ HR은 처음이지? 왜 모두가 그 상사와 일하고 싶어 하는가, 사장이 붙잡는 김팀장, 나도 임원이 되고 싶다, 신입사원은 무엇으로 성장하는가, 취업의 비법, 임원의 품격 등 20여 권을 저술했다. 매년 100회 이상 강의를 하면서 여러 경제·언론 매체에서 경영 관련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홍석환 칼럼니스트/HR전략 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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